사망한 지 1년가량 된 여중생 딸 미라를 방치한 목사가 경찰에 긴급 체포됐습니다. 목사의 페이스북에는 단란했던 두 딸의 옛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는데요. 행복했던 그때로 돌아가기엔 너무 먼 길을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부천 소사경찰서는 3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여중생의 아버지인 목사 A씨(47)와 계모 B씨(40)를 긴급체포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3월 17일 자신의 집에서 여중생인 딸 C양(14)을 때려 숨지게 한 뒤 미라를 1년가량 작은 방에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씨는 경찰에 “딸이 사망한 당일 저녁쯤 훈계를 했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죽어 있었다”며 “이불로 덮어놨는데 냄새가 나 방향제를 뿌려두고 집에 방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찰은 A씨가 C양이 사망한 지 보름가량 뒤 경찰에 “딸이 가출했다”고 신고하자, C양이 과거에도 잦은 가출을 한 점을 토대로 단순 미귀가자로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국내 유명 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독일의 한 신학대학교에서 신약학을 전공한 유명 목사입니다. 한국에선 모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했습니다. 고등학생인 첫째 아들 등 1남 2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C양이 A씨의 직접적인 폭행이나 학대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증거가 확보되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청소년팀이 압수수색해 피해자의 미라를 발견했고, 피의자들도 긴급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백골 시신’ 딸 사진, 아빠 페북 프로필에 버젓이
입력 2016-02-03 17:33 수정 2016-02-04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