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침하고 안개 낀 어르신 시야, 매년 눈종합검진 받아야!

입력 2016-02-03 15:10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대표원장이 안과검진을 하고 있다. 아이러브안과 제공

코앞에 다가 온 민족 최대 설 명절.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을 찾아 꼭 해야 할 것이 바로 부모님 건강을 점검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고향집 부모님이 건강해야 집안이 평안하고 자식들이 마음 놓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다. 걸음걸이 살피기, 드시는 약 챙기기 등 아픈 곳이 있는지 살펴야 하지만, 특히 눈 건강을 반드시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올 설은 총 5일을 쉴 수 있어 부모님의 눈 건강을 체크해 볼 절호의 기회다.

연세 드신 부모님일수록 혹여 자식들이 걱정할까 자신의 눈 이상 증상을 대수롭지 않은 듯 넘기는 경향이 있다. 눈은 오랜 시간을 지나며 서서히 나빠지고, 침침하고 시야가 흐려져도 대부분은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거니’하고 방치하게 된다.

눈이 침침하고 불편하면 발을 헛디뎌 넘어지거나 약을 구분하지 못해 잘못 먹는 등 생활사고가 잦아 전신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중, 장년층 안질환은 경우에 따라서 실명으로 이어지는 것도 있으므로 빠른 발견과 대처가 중요하다.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대표원장은 “다음 5가지 항목을 꼼꼼히 점검하면 어르신들의 눈 건강 상태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며 ”체크리스트 중 3개 이상 증상이 해당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가까운 안과를 찾아 검진을 받는 편이 좋다”고 권한다.

* 눈 건강 체크리스트 (3개 이상 해당하면 안과검진 권장)

□ 조그만 글씨가 흐릿하게 보인다

□ 눈이 금방 피곤해져서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기 힘들다

□ 눈 앞이 안개가 낀 것처럼 침침하고 뿌옇다

□ 근거리 사물을 보다가 멀리 바라보면 초점이 잘 맞지 않는다

□ 평소에 돋보기를 착용하던 사람이 갑자기 돋보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근거리 시력이 좋아졌다.


다행인 점은 체크리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안과질환들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비교적 간단하게 수술하거나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특히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의 경우 방치하면 실명까지 갈 수 있는 위험한 질환들이지만 증상을 초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시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

노인성 안질환 중 연세 드신 부모님들이 가장 많은 고충을 겪는 질환이 백내장이다. 2014년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노년층 입원질환 1위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노화되며 혼탁해져 시야가 흐려 보이는 질병인데, 혼탁해진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바꾸어주는 인공수정체삽입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최근에는 수술기법과 장비의 발전으로 환자들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라면 수술을 권장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였다. 조절성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면 수술 후 근거리시력은 물론 평상시 시력과 중간시력의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단, 당뇨병으로 망막출혈이 심하거나 중증 황반변성, 시신경 위축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이 어려우므로 수술 전 정확한 안과검진이 필요하다.

박 원장은 “눈은 우리의 신체기관 중에서도 가장 예민한 곳이며, 50대~60대는 물론, 30대 초반 직장인에게도 노안, 백내장 환자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며 “40대 이상이라면 1년에 한 번 이상은 정기검진을 받아 건강한 눈을 유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