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무슬림 율법학자 300명이 모인 국제회의에서 기독교를 비롯해 아랍권의 소수 종교에 대한 탄압이 중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국제면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모로코에서 열린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만든 지침에서도 ‘종교적 믿음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동등한 시민으로서의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돼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아랍권의 소수 종교인 기독교와 유대교, 힌두교도 등을 해당 국가들과 무슬림들이 적극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이라크 북부의 기독교계 종파인 야지디족 대표가 출석해 “이슬람 극단주의를 표방한 이슬람국가(IS)가 여성들과 아이들을 납치해가는 현 상황이 중단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적극 도와달라”고 간곡히 호소하기도 했다.
모리타니아 출신의 저명한 이슬람 율법학자인 세이크 압달라 빈 바이야는 “소수 종파들이 이미 충분히 피를 흘렸다”면서 “그들이 거의 절멸의 상황으로 가고 있으며 지금 이 시점에서 모두가 협력하고 행동에 나서 소수종파 탄압의 상황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해 기독교계인 미국 평화연구소의 수잔 해이워드 목사는 NYT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 무슬림들에게 소수종파 탄압을 중지하라고 행동을 촉구한 게 큰 의의”라고 평가했다. NYT는 특히 젊은 무슬림들이 율법학자들에 대한 존경심이 커 이들의 단합된 목소리가 청년 무슬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최근 한 행사에서 “모로코에서 열린 무슬림 석학들의 정상회의에서 기독교인과 유대인을 보호하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크게 박수받을만한 일이다”고 호평하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아랍권 율법학자 300명, "기독교 등 소수종파 보호하자" 촉구
입력 2016-02-03 1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