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 베레모에 빨간 목도리까지”…우다웨이 방북 패션 화제

입력 2016-02-03 13:11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 이후 외국 고위인사로서는 처음 평양을 방문한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북 패션이 화제다.

우 대표는 2일 오후 가죽 베레모와 짙은 선글라스, 빨간 목도리, 화려한 색상의 넥타이로 치장하는 등 직업 외교관으로서는 비교적 파격적인 모습으로 평양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 대표의 이런 차림은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추진되는 엄중한 상황이지만 북한 당국자와 최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눔으로써 소기의 방북 성과를 거두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전직 외교관은 3일 "캐주얼한 우다웨이 복장은 상대방을 편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편한 복장으로 접근해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베테랑의 노련미가 돋보이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6자회담 수석대표를 역임한 이수혁 전 독일대사는 "우다웨이 대표는 위엄을 부리지 않고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라면서 "격식을 따지지 않고 대화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올해 고희를 맞은 우 대표는 평소 격의 없는 행동과 소탈한 성품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그는 공항에 영접 나온 북한 외무성 직원을 만나면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악수를 하는 등 파격 행보를 선보였다.

조선족 밀집지역인 헤이룽장성(黑龍江省) 출신 우 대표는 공항 로비에서 취재경쟁을 벌이는 기자들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등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했다.

또 박성일 북한 외무성 미주국 부국장과 다정하게 손을 잡고 "중국과 조선(북한) 친선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강조하는 모습이 방송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깔끔한 스타일로 유명한 왕이(王毅) 외교부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우 대표는 6년째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아 외교현장을 누비고 있다.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 주한 중국대사를 역임하는 등 한국과도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우 대표는 평양 체류 기간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부상을 만나 북한의 제4차 핵실험으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