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때문에…” 46일 단식한 유민아빠 세월호 진상규명 잠정중단

입력 2016-02-03 09:54
사진=김영오씨 페이스북 캡처

유민 아빠로 잘 알려진 세월호 희생자인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씨가 생활고로 인한 진상규명 활동을 잠시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소식을 접한 많은 네티즌들은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모금이나 후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어갔다.

김영오씨는 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죄송하다는 말로 운을 뗀 뒤 진상규명과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한 활동은 잠정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생활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출은 더 이상 할 곳이 없고 당장 생활비와 월세 낼 돈이 없어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고 적은 그는 “투쟁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며 돈이 없어 싸울 수 없는 현실이 서글프기만 하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더불어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는 입장과 지금까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대출을 받아 싸워왔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해당 게시물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8700건의 좋아요와 700건이 넘는 댓글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616건의 공유가 이뤄지면서 SNS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응원의 메시지와 더불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단체 또는 기업의 후원이나 국민들의 모금이 있길 바란다는 댓글도 많았다.

한편 김영오씨는 지난 2014년 7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단식농성을 46일간 진행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후 11월에는 ‘못난아빠’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 다음은 페이스북에 게시된 글 전문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상규명과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한 활동은 잠정 중단 하게 되었습니다.

대출은 더이상 할 곳이 없고 당장 생활비와 월세 낼 돈이 없어 직장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투쟁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싸우고 싶어도 돈이 없어 싸울 수 없는 현실이 서글프기만 합니다.

그동안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하지만, 생명 존중은 절대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력이 되면 다시 앞장서겠습니다.

일베님들!

네이버나 수구 언론의 말만 믿고 딸 팔아 8억에 로또 맞았다고 악성 댓글 올리시면 이제는 절대 안 봐줍니다. 나의 대한 모든 자료는 경찰서에 제출되어 있습니다. 모든 것이 허위 사실일 뿐입니다. 앞으로는 무조건 고소고발 할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받은 돈 유민이 엄마안테 전부 줬고 오늘까지 단돈 10원도 받은적 없으며 국가에 소송 중입니다.

지금까지 누구의 도움도 받지않고 대출을 받아 모든 국민의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싸워 왔을 뿐입니다.

그동안 함께 해주신분들께 페이스 북으로 가끔 소식 전하겠습니다.

그리고, 노란 리본은 생명존중의 메신져 운동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꼭 달아 주십시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