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개소세 6월까지 또 인하…1월 수출쇼크에 정부발 내수부양 다시 시동

입력 2016-02-03 10:00
지난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장관-경제단체장 간담회'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정부가 1분기 내수와 수출을 모두 살리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재원과 수단을 총동원한다. 재정과 정책 금융 집행 규모를 21조원 이상 확대하고 지난해에 이어 승용차에 붙는 개별소비세(개소세)를 다시 한번 인하하는 등 민간소비와 투자 촉진을 지원한다.

기획재정부는 3일 서울과 세종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내수-수출회복을 위한 단기부양대책’을 발표했다.

기재부는 경제상황에 대해 추가경정예산과 개소세 종료로 예견된 하방요인과 수출부진 심화, 부동산 시장 관망세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봤다. 특히 졸업시즌으로 청년 고용불안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선제적 경기 대응으로 민간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재정을 조기 집행하고 개소세를 재인하 하는 등의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1분기에 재정 조기집행 규모를 추가 확대한다. 중앙재정과 지방 재정, 지방교육재정의 조기집행 규모를 당초 8조원에서 6조원을 추가한 14조원으로 확대했다. 1분기 중 국가계약 공사대금을 한시적으로 조기 지급하고 국가계약 선급금 자급기한도 14일에서 5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또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은 집행 관리를 강화한다. 기재부 주도하에 열리는 재정관리점검회의를 통해 지방 재정을 점검하고 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점을 해소한다. 시설비나 자산구입비 등 성장 기여가 높은 항목은 별도 관리한다.

1분기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8개 기관이 집행하려던 정책금융도 계획했던 100조4000억원에서 15조5000억원 늘어난 115조9000억원을 공급한다. 특히 수출 지원을 위한 무역금융을 집중적으로 확대한다.

소비활력에도 나선다. 지난해 8월부터 연말까지 진행했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오는 6월까지 5%에서 3.5%로 재인하한다. 지난해 개소세 인하 덕에 승용차 등록대수 증가율은 2003년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국내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는 2098만9885대로 2014년보다 87만2000대(4.3%) 늘었다. 증가율은 지난 2003년 4.6%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았다.

그러나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는 전년 동월보다 4.8% 감소한 10만6308대로 집계됐고 해외 판매량도 14.2% 줄어든 52만7대였다.

국산차 업계 전체가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와 해외 판매 감소로 부진한 판매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개소세와 함께 교육세와 부가가치세가 함께 떨어지면서 소형 ‘아반떼 1.6 스마트’ 구매시 세금은 29만~40만원, 중형 ‘쏘나타 2.0 스마트’는 41만~58만원 낮아진다. 대형 ‘그랜저 2.4 모던’ 세금은 55만~70만원 가량 떨어진다.

개소세 인하와 함께 정부는 2016~2018년 한국 방문의 해와 연계한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이달 중 추진하고 설 기간 중국 관광객을 집중적으로 유치한다. 이를 위해 중국 단체관광객 전자비자 발급을 중국 전 지역으로 확대하고 중국·대만과의 항공기 신규·증편 노선에 대한 운항 허가도 조기지원 한다. 면세판매장에선 설 연휴 전 세금을 즉시환급을 시행하도록 한다. 주거관련 부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내집연금 3종세트(주담대 전환주택 연금, 보금자리론 연계 주택연금, 우대형 주택연금) 출시 일정을 당초 예정했던 2분기에서 3월로 앞당긴다.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에너지 신산업 투자를 확대하고 민간투자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을 강화한다. 우선 중소·중견 기업의 설비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 설비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투자촉진펀드(가칭) 2조원을 조성’한다. 설비투자금액의 감가상각 비용 처리 시간을 앞당기는 설비투자 가속상각 대상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장한다. 연구개발(R&D)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신성장·원천기술 범위를 추가한다. 우선 스마트 자동차 등 10개 분야·기술은 2월부터 시행하고 향후 융복합 소재 등 19대 미래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수출활성화 방안도 마련했다. 문화콘텐츠, 보건의료, 농수산식품 등 6개 분과별 수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비관세장벽 해소를 위한 대외협력에 나선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