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안철수의 종말론 전략...호남 석권-수도권 동반 폭망 제1야당 차지”

입력 2016-02-03 07:54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민의당이 ‘중도정당’을 표방하겠다고 하는데, 그게 좀 어려울 겁니다. 왜냐하면 중도층은 정치혐오가 강합니다”라며 “그 혐오의 원인 중의 하나가 정치권의 영호남 싸움이죠. 그런데 현재 국민의당은 더민주보다 더 확연하게 호남정당이거든요”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정치혐오의 또 다른 원인은 정치권의 구태입니다. 그런데 국민의당은 창당과정에서 온갖 구태란 구태는 다 보여줬거든요”라며 “중도층이 한때 안철수를 지지했던 것은 그래도 그만은 다를 거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이었는데, 그 믿음이 완전히 깨진 거죠”라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여론조사도 이를 보여주지요. 이미 중도층은 다 떨어져 나가, 일부는 새누리당에 다시 합류했지요”라며 “그럼 남은 건 호남뿐인데, 계속 ‘중도’라는 이름으로 새누리편 들어주다 보면, 호남의 지지층도 그의 곁을 떠날 겁니다. 아니, 이미 떠나고 있죠”라고 평가했다.

진 교수는 “국민의당은 계속 갈지자 행보를 할 겁니다. 왜냐하면 두 전략이 혼재하거든요”라며 “하나는 이번 총선을 망치더라도 호남을 석권하고 수도권에서 피차 폭망해 더민주를 제치고 제1야당이 돼서 야권을 재편하자는, 안철수계의 종말론 노선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다른 하나는 좀 더 현실적인 전략으로, 일단은 더민주보다는 작지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정도의 제3당이 되어, 캐스팅보트로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며 장기적으로 세를 키워나가거나, 그 이전에 유리한 조건으로 더민주와 합당을 하자는 전략입니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전자를 주장하는 안철수계는 원칙적으로 선거연대를 거부할 것이고, 후자를 생각하는 나머지 세력들은 수도권에서는 연대를 하자고 주장할 겁니다”라며 “선거일이 가까워올수록 내부에서는 이 문제로 또 다른 갈등이 벌어지겠죠”라고 했다.

그는 “파국을 최소화하려면 정의당과 더민주가 전략협의체를 구성하여 국민의당의 참여를 요구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한편으로는 우경화를 자꾸 국민의당의 우경화를 견제하여 계속 야권에 묶어두고, 다른 한편으로는 후보 난립으로 인한 공멸을 막아야겠죠”라고 했다.

진 교수는 “더민주의 경우 탈당 사태를 통해 공천갈등의 중요한 고비를 넘겼습니다. 더러 불만의 소리도 나오겠지만 힘을 받지는 못할 겁니다”라며 “반면 국민의당은 아직 시작도 안 했지요. 그 갈등이 얼마나 치열할지는 대표단선출을 둘러싼 진통을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현역의원 17명 중에서 13명이 호남에 지역구를 갖고 있습니다. 김한길은 되도록 다 공천을 주자고 할 테고, 안철수, 천정배는 일부를 쳐내자고 할 겁니다. 쳐내더라도 그 자리에 누구를 앉힐지는 안철수, 천정배의 이해가 또 갈리죠”라고 했다.

이어 “안철수가 호남의원들 쳐내고 그 자리에 자기 사람 앉히면, 또 다시 ‘친안패권주의’에 경상도 사람 안철수가 호남 사람의 자리를 빼앗았다고 반발할 겁니다. 어휴, 앞으로 얼마나 시끄러울지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