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저녁 만찬 회동을 하고 선거구 획정 기준과 쟁점법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이날 서울 한남동 모처에서 저녁 6시 40분부터 2시간 넘게 이어진 회동에서 정 의장은 여야 대표에게 제20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 기준을 조속히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인권법과 테러방지법 등 여야 쟁점법안 문제도 일부 논의됐지만 이날 정 의장이 제시한 주요 의제는 선거구 획정 문제였던 걸로 전해졌다.
회동 결과에 대해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여야 대표 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정 의장은 선거일이 다가오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여야가 선거 관련 합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또 정 의장이 오는 4일 기업활력제고특별법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40여개의 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고 말했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도 "서로 협상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입장만 개진했다고 한다"며 "특별히 결정되거나 합의한 내용은 없다"고 확인했다.
이처럼 정 의장의 중재로 여야 대표가 어렵사리 한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만큼 앞으로도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새누리당은 당초 여야 원내대표 합의대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을 먼저 처리한 뒤 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문제를 다루자는 입장이다.
반면 더민주는 선거구획정이 가장 시급한 법안인 만큼 원샷법과 선거법을 동시에 처리하자고 맞서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에도 정 의장은 여야 원내지도부를 불러 협상을 중재하려 했으나 새누리당은 더민주의 '원내대표 합의 파기에 대한 사과 및 합의 이행'을 전제조건으로 내걸며 협상을 거부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2시간 동안 서로 입장만 개진” 정의장·김무성·김종인 회동 합의 불발
입력 2016-02-03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