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제3당인 국민의당이 2일 오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이날 행사장은 원형 단상을 중심으로 참석자들이 둘러앉은 타운홀 형식으로 마련돼 참여민주주의를 부각시켰다. 평일임에도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8천여명(주최측 추산)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주요 정당이 중앙당 창당대회를 서울과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개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충청권에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신학용 의원을 제외한 소속 의원 16명과 이날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김성식 전 의원, 박주현 변호사 등도 참석했다. 이날 합류를 결정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불참했다.
외빈으로 더민주 우윤근 비대위원, 정의당 김세균 공동대표, 박준영 민주당 공동대표, 권노갑 전 더민주 상임고문, 전윤철 전 감사원장,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지역구 의원인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도 참석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 민주당 김민석 대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황진하 사무총장 등이 보낸 화환이 놓였다.
행사 시작과 끝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편곡한 세월호 추모곡이 연주됐으며, 영화 '관상'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행사 전체를 촬영했다.
당의 공동대표로서 전면에 나서게 된 안철수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누구도 가보지 못한 정치혁명의 길을 시작한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당이 첫발자국을 내딛는 역사적 순간"이라고 말했다.
천 공동대표는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에 당당히 맞서는 통합적 국민저항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초기의 미숙함을 극복해 민주개혁의 가치와 비전을 확고히 하면서도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정당을 창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안철수·천정배·김한길 공동선대위원장의 목에 운동화를 걸어줬다. 국민의당은 "발에 땀나도록 뛰라는 의미에서 선물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더민주를 탈당한 정대철 전 의원은 축사에서 "폭넓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내려면 운동권적 강경론에서 벗어난 지도자로서 국민의당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고, 김병준 전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은 "양당체제를 깨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미래가 없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저는 이걸 혁명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윤여준 전 공동창당준비위원장도 행사에 참석, "안철수 의원이 이번에야말로 역사적 소임인 한국정치를 바꾸는 일을 완수하겠다고 국민의당을 창당했다"며 참여와 지지를 호소했다.
한상진 위원장은 "한국정치는 오늘을 시작으로 총선까지 중요한 지각변동을 할 것"이라며 "국민의당은 국민의 삶에 희망을 주는 화합의 길, 통합의 길, 공정성장의 길, 격차해소의 길을 일관되게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사회적 합의와 생산적 타협의 정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치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꿔서 양당제보다는 다당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오랜 소신"이라며 "이런 정치개혁을 이루는 데 앞장서라는 시대적 소명이 국민의당에 부여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이날 안, 천 공동대표를 포함해 주승용 원내대표, 박주선 의원, 김성식 전 의원, 박주현 변호사 등 모두 6명을 최고위원으로 확정했다. 공동대표 간 합의를 거쳐 청년 몫 최고위원 1명을 추가로 선임키로 했다.
새 지도부는 국민의당이 야권의 신당 세력 간 통합의 결과물임을 반영하듯 세력 안배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새 지도부는 3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공동 참배한다. 이와 별도로 천 대표는 오후에 광주 국립 5·18묘지를 찾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설 연휴 전이라도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당을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날 공개한 당헌당규에서 '당내민주화'와 '풀뿌리 분권정당'을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공천방식으로는 사전 심사를 통과한 모든 후보를 대상으로 선거인단이 경선을 실시하는 '숙의(熟議) 선거인단' 방식으로 하되, 전략공천은 당규로 정하는 특별한 사유로 제한하기로 했다.
각 시도당에는 규약 제정권과 인사권을 주고 국고보조금과 당비도 배정하기로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안철수·천정배·김한길에 운동화 선물” 국민의당 “발에 땀나게 뛰어라”
입력 2016-02-02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