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아들 브루클린 베컴(16)이 유명 의류업체 버버리(Burberry)의 광고 사진 촬영을 맡으면서 유명인사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분야에 입문 단계에 불과한 브루클린에게 단지 유명세 때문에 그런 일을 맡기는 건 속물적이라는 반발이다.
브루클린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을 통해 주말에 버버리 광고 촬영을 맡게 되었다고 알리며 사진을 찍는대로 인스타그램에 올리겠다고 알렸다. 버버리 측 역시 얼마 뒤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이를 공표했다.
결정이 알려지면서 이 분야 전문 사진사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다. 스테판 프라이, 폴 메카트니 등과 작업한 바 있는 영국의 유명 패션 포토그래퍼 크리스 플로이드는 가디언에 “경험도 없는 브루클린을 기용한 건 업계에 대한 모욕”이라며 “전업 사진가들의 노력과 경험에 대해 아무 존중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노를 나타냈다. 이어 “어떤 면에서는 똑똑한 결정이라고 보지만 포토그래퍼로서 봤을 때는 경악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유명 포토그래퍼는 가디언에 “브루클린은 최고 수준의 헤어스타일, 화장, 모델, 장비를 제공받을 것”이라면서 “버버리가 (초보자인 베컴에게 마냥 작업을 맡길 만큼) 그저 모험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포토그래퍼는 이어 “왜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이해할 수는 있지만 분명 울화가 치민다”며 “이름 팔아먹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 같은 반응에도 불구하고 광고 효과는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버리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브루클린의 동생 로메오(14)를 광고모델로 써 48시간 만에 11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적이 있다. 브루클린이 인스타그램에서 이미 거느린 팔로워만도 수백만 명이다.
속물성을 지적하는 비판 여론에 대한 반박도 있다. 가디언의 패션 에디터 제시 카트너 몰리는 1일 ‘브루클린 베컴, 버버리, 그리고 유명인 귀족’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만약 브루클린의 아버지가 영화 ‘대부’의 감독 프랜시스 코폴라였다면, 샹송 가수 세르쥬 갱스브루였다면 문제가 됐겠는가”라며 “(오히려 브루클린을 고깝게 보는 시선이) 상당히 속물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몰리는 이어 “브루클린처럼 멋진 셀카를 찍고 코멘트를 달 수 있는 능력이 전문가 사진을 찍는 능력보다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라며 “30년 사진 경력과 수백만 인스타그램 팔로워 중 어떤 게 나은 것 같은가”라고 반문했다.
버버리 측도 비슷한 입장이다. 크리스토퍼 베일리 버버리 최고경영자(CEO)는 “브루클린은 이미지를 보는 눈이 상당하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사진을 알릴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도 갖췄다”며 “스타일과 태도 역시 우리가 새로 내놓은 광고 캠페인에 딱 들어맞는다”고 변호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베컴 아들도 ‘금수저’? 버버리 광고 포토그래퍼로 전격 발탁 놓고 특혜 논란 일어
입력 2016-02-02 14:46 수정 2016-02-02 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