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임종룡 위원장은 1일 주식시장의 거래시간 연장과 함께 외환시장도 거래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원화의 국제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도 필요하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도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서 요구해왔던 사항”이라며 “우리(금융위)는 적극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의 마감시간을 오후 3시에서 30분 더 늦춰 3시30분까지 거래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계에서는 크게 반기지 않는 분위기이고, 금융권 노동조합도 반발하고 있다. 2014년에도 거래소는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했으나 당시에는 금융위가 제동을 걸었다.
이번에는 금융위가 적극적이다. 채권이나 외환시장도 주식시장에 맞춰 거래시간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주식 거래시간 연장과 함께 추진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금융위의 입장이 바뀐 가장 큰 이유는 MSCI지수다. 미국 투자자에게 영향이 큰 MSCI지수에서 한국은 여전히 선진국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헨리 페르난데즈 MSCI 회장은 한국 증시를 선진국에 포함시키기에는 원화의 환전성이 떨어지고 외국인이 투자하기에 불편한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MSCI는 역외 원화 거래시장을 개설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역외 시장 개설에는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지만, 증시의 거래시간 연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한 것인만큼, 외환 거래도 여기에 맞춰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임 위원장은 올해 ‘2단계 금융개혁’을 추진하겠다면서 거래소 구조개편, 서민금융진흥원 설립, 이자상한제 부활 등을 위한 금융개혁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그는 “금융개혁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금융개혁의 모멘텀을 지속하기 어렵다”며 “주요 법안들이 2월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국회와 최대한 협조해가겠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임종룡 “외환시장도 거래시간 연장 필요”
입력 2016-02-01 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