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내 나이는 불과 35세였다. 만약 심장을 이식 받게 되어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겠노라고 주님께 언약 드렸다. 내 심장이 좋지 못하다는 핑계로 내가 해야 할 무엇인가를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와 함께, 나는 내 편안함의 보트, 나를 일상으로 안주하게 하는 보트, 나를 후퇴하게 만드는 보트, 내가 도피할 수 있는 보트들을 모조리 불태우기로 결단했다.
멕시코 아즈텍을 정복하던 당시 에르난도 코르테스(Hernando Cortes)가 자신과 그의 병사들이 쿠바에서 멕시코로 자신들이 타고 왔던 보트들을 모두 불살랐던 것처럼 말이다. 그는 1485년 스페인에서 태어났다. 어린 나이에 그는 쿠바의 산토도밍고로 이주하였고, 그 후 산티아고의 시장이 됐다. 1518년 멕시코를 탐험하고 정복할 인물로 지명됐다. 당시 멕시코는 아즈텍 제국의 통치하에 있었다. 그는 11대의 선박들과, 500여명의 병사들, 100여명의 선원들, 그리고 15마리의 말을 실고 쿠바로부터 유카탄 반도로 항해를 시작했다. 그의 사명은 단순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아무리 시간이 오래 소요되더라도 멕시코를 정복하겠다는 것이다. 이때 주목할 것은, 그가 이 사명을 온 마음으로 다짐하였다는 것이다.
그가 멕시코 땅에 도착했을 때, 그는 병사들에게 보트를 불사르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그의 부하들은 “보트를 불사르라니…제 정신인가요?”라며 울부짖었다. 그러나 코르테스는 단호히 “보트를 불태우라, 횃불에 불을 붙여 보트를 불태우라”고 엄명하였다.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만약 우리가 집에 돌아간다면, 우리는 우리의 보트가 아닌, 이들의 보트를 이용해서 돌아갈 것이다.” 3년의 시간이 흐른 후, 그는 아즈텍 제국을 정벌하였고 그 곳에 멕시코시티를 건설했다. 그는 뉴스페인의 총독이자 시장이 됐다. 당신은 인생에서 불태워야 할 보트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그것을 불사르라. 만약 당신이 당신의 배우자와 다툼이 있을 때마다 짐 가방을 꾸리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그 짐 가방을 불태워라. 만약 당신이 지금 수많은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면, 모임의 초대장들을 불태우고 집에 돌아가 숙면부터 취하라. 만약 당신이 과소비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의 신용 카드를 잘라버려라.
내 목에는 언제, 어디서 심장이 멈출지 모르기 때문에 비상연락망이 적힌 인식표가 걸려있다. 하지만 나는 두렵지 않다. 이미 오래 전에 죽었기 때문이다. 잠언 16장 3절에 따르면 “너의 모든 것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너의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라고 하셨다.
“일어나라, 여기를 떠나자 하시니라.”(요 14:31) 모든 것을 주께 맡기고 의지하며, 자신의 도피에의 보트를 불태우는 결심이 당신의 삶을 전진하게 만들 것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것은 보트를 불태우는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를 대신 속죄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생을 바쳐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주셨다.
미가서 2장 10절도 “이것은 너희가 쉴 곳이 아니니 일어나 떠날지어다. 이는 그것이 이미 더러워졌음이니라”고 전하고 있다. 그렇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일어나 전진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주님은 원하신다. 올 한 해도 주님은 우리 모두가 자신의 한계에 머물지 않도록 계속 도전하기를 기원한다. 귀한 지면을 허락해준 국민일보에 감사를 드린다. 정리=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역경의 열매] 하형록<21·끝> "청년들이여, 당신의 보트를 불태우라"
입력 2016-02-01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