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빠출장 #껌딱지딸’ ‘우리가족여행’ 태그 남겨
뉴욕 홀로 출장때 ‘성인 4인’ 체크인
문화체육부 산하 기관이자 방송통신위원회 기금으로 운영되는 아리랑TV 방석호 사장이 해외 출장 당시 가족을 동반해 호화롭게 식사하고 호텔에 머물렀던 의혹이 딸 인스타그램과 내부 제보 문건으로 드러났다. 네티즌들은 “돈이 없어 복지를 못하는 게 아니라 도둑놈이 너무 많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국민 혈세가 이렇게 나가는 거냐”며 비판했다.
1일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실에 따르면 아리랑TV 방 사장은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 UN 연설을 중계하기 위한 출장을 가면서 가족을 대동하고 호화 출장을 다녀왔다.
방 사장은 9월 24일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뉴욕 메디슨 가에 있는 최고급 캐비어 전문점에서 113만 원을 결제했고, 박 대통령이 연설 당일에는 스테이크 전문점에서 63만 원을 결제했다.
그러나 문제는 방 사장이 출장 후 지출 품의를 올릴 때는 같이 식사를 했다고 기재한 이들을 실제 만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방 사장이 영수증에 적어낸 이들 대부분은 “방 사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자 고발 문건보다 더 확실하고 명확한 근거는 방 사장의 딸 SNS였다.
방 사장의 딸은 그 시점 인스타그램에 ‘#우리가족의추석나들이’ ‘#아빠출장따라오는 #껌딱지 #민폐딸’이란 태그를 남기며 아빠 방사장과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이에 대해 아리랑TV는 “추석 연휴라서 두 사람이 다른 비행기로 뉴욕에 왔고, 방사장의 공식 일정이 빈 시간대에 같이 시간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이 인스타그램 계정을 폐쇄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5월 수행원 없이 홀로 뉴욕 출장을 갔을 때도 최고 100만원에 달하는 한끼 식사비를 법인 카드를 썼다. 하루 50만원이 넘는 호텔에 머물면서 체크인 시 ‘성인 4인’으로 기재하기도 했다.
방 사장은 뉴욕에서 차로 8시간이나 걸리는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식당에서 100만원이 넘는 식사를 결제했다. 이 식당은 방 사장의 아들이 다니는 듀크대학교와 가까운 곳이었다. 방 사장의 아들은 식사 며칠 뒤 졸업했다고 한다.
더민주 최민희 의원은 이런 의혹에 대해 “아리랑TV의 사장이 세금을 사적으로 펑펑 쓴 정황이 드러났다”며 “해당 상임위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를 열어 내용을 확인한 뒤, 사실로 판명되면 퇴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아리랑TV는 기금 고갈 위기에 처해 허덕이고 있는데, 정작 사장은 방송사를 사조직처럼 운영한 것”이라며 방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