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서 숙청된 유승민 “봄은 올 겁니다” 예비후보 등록

입력 2016-02-01 14:20
유승민 의원만큼 박근혜 대통령을 오래 보좌한 사람도 드물다. 2007년 이명박 박근혜 후보의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의 유승민 의원. 사진=국민일보DB
사진=유승민 페이스북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없는 복지 정책에 수정을 요구했다가 새누리당 원내대표에서 쫓겨난 대구 3선의 유승민 의원이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예비후보 등록 사실을 알렸다. 유 의원은 “대구는 눈이 귀한 곳인데, 그저께 눈이 왔다”라며 예비후보 명함과 관련 사진을 선보인 뒤 “봄이 곧 올 겁니다”라고 말했다.

대구 동구에서 3번 당선된 유승민 의원이 예비 후보 등록을 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예비 후보는 주로 정치 신인들이 명함이라도 돌리기 위해 신청하는 절차다. 상대적으로 발언 및 행사 참여 기회가 많은 현역 의원들은 좀처럼 하지 않았다. 전날 친박 돌격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대구를 찾아 대구 현역 의원들을 정치적으로 비판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유 의원은 페이스북에 “방금 예비후보 등록을 했습니다”라며 “다른 예비후보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열심히 뛰겠습니다”라고 했다. 또 “앞만 보고 뛰겠습니다”라며 “거리에서, 시장에서 주민들의 손을 잡으면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의 무거움을 절감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에 들어있는 말이며, 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이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사실상 숙청당할 무렵부터 이 조항을 즐겨 인용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달 15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계속 대구에 있습니다”라고 소식을 알렸다. 유 의원은 당시에도 “국민을 가르치려 드는 건 올바른 정치가 아닙니다”라며 “제 지역구는 하루하루를 어렵게 사시는 분들이 특히 많은 지역이라, 주민들의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도 제가 어떤 정치를 해야 하는지를 매일 배우고 깨우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