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21·롯데)는 2016년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에서 톱10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를 마치고 리더보드에서 확인한 자신의 이름은 가장 높은 자리에 있었다. 올림픽 시즌의 개막전 우승으로 금메달 전망을 밝혔다.
김효주는 1일 바하마 파라다이스 오션 클럽 골프코스(파73·6625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바하마 클래식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1개로 7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투어 통산 3승. 우승 상금은 21만 달러(약 2억5300만원)다.
바하마 클래식에선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9·뉴질랜드)가 결장했고,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1라운드에서 허리 통증으로 기권했다.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된 선수는 스테이시 루이스(31·미국)였다.
루이스는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면서 김효주를 맹추격했다. 하지만 최종 합계 16언더파 276타로 2타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공동 2위에 머물렀다. 한국 선수에게 다시 한 번 정상을 빼앗긴 루이스의 표정은 복잡했다.
김효주는 4라운드를 마치고 중계방송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톱10이 목표였지만 우승까지 차지해 기쁘다. 2타차로 앞섰지만 다른 선수(루이스)가 2온을 할 수 있는 18번홀에 있어서 긴장했다”며 마지막까지 늦출 수 없는 긴장감과 우승의 짜릿함을 동시에 밝혔다.
바하마 클래식은 오는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2016년의 첫 번째 대회다. 2016 리우올림픽은 골프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한국은 여자골프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김효주의 올 시즌 개막전 우승이 특별한 이유다.
골프팬들은 SNS에서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느낌이 좋다” “올해 한국 선수들이 투어와 올림픽을 모두 정복할 예감” “한국 여자골프는 올림픽에서 차출할 자원이 많아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고 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최택)’을 응용해 “어금한(어차피 금메달은 한국)”이라는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김효주는 2014년 메이저 골프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정상을 밟아 LPGA 정회원 자격을 얻었다. 지난해 3월 파운더스컵에서 2승을 쌓았다. 지난해 하반기 극심한 부진에 빠졌지만 올해를 우승으로 출발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권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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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1 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