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4번타자 이대호…복귀냐 도전이냐 결정 임박

입력 2016-01-31 23:53 수정 2016-02-01 00:10
사진=국민일보 DB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는 정녕 길을 잃은 것일까.

1월 말까지 메이저리그 팀과의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지 못함에 따라 이대호가 결국 원 소속팀인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로 복귀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2월부터 메이저리그 각 팀의 스프링캠프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약이 너무 늦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는 도중 계약을 맺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이 경우는 대부분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선수가 대상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실력을 아직 선보이지 못한 선수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출전을 보장하는 계약서를 스프링캠프 도중 내미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실제 지난달 11일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한 오승환의 경우 아직 비자 발급이 안돼 미국 출국이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 비자 발급에 한달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대호의 경우 당장 오늘 계약하더라도 이달 말까지는 스프링캠프 참가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앞서 이대호는 당초 지난달 29일로 예정했던 귀국을 며칠 미뤘다. 몇몇 구단과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1월 중 계약이 타결될 것이란 기대를 높였으나 31일까지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

겉으로 보이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대호는 결국 메이저리그 팀으로부터 만족스런 조건을 받지 못한 채 장고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그의 의지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터무니없는 수준으로는 계약하지 않겠다는 뜻도 이미 밝힌 바 있다. 턱없이 적은 금액으로 계약하면 앞으로 진출하게 될 후배 선수에 대한 평가절하의 근거가 될 수도 있고, 본인에게도 출전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 수 있는 만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얘기다.

1월까지 없었던 메이저리그 팀의 괜찮은 제의가 2월에 올 가능성은 희박한 만큼 결국 이대호는 지금까지 받은 제안 중에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섣불리 도전만을 앞세워 메이저리그 행을 결단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고개 숙인 채 다시 돌아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점은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회장이다. 1월 말까지 합류 여부를 확정해 말하라고 채근했던 구단과 달리 오 사다하루 회장은 “잔류만 한다면 스프링캠프 도중 합류도 괜찮다”고 했다. 결정이 며칠 늦어지더라도 돌아갈 친정은 있는 셈이다.

좋은 조건과 익숙한 환경이 갖춰진 친정으로 복귀할 것인지, 아니면 다소 만족스럽지 않은 조건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인지 이대호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단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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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