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나집 라작 총리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둘러싼 정국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 CNBC 방송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에 따르면 스위스 검찰이 30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인 1MDB가 운영하는 펀드에서 약 40억 달러(약 4조8000억원)의 자금이 유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하면서 나집 총리의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스위스 마이클 로버 법무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에 수사 협조 등을 통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CNBC 방송이 전했다.
2009∼2013년 1MDB 자회사인 SRC인터내셔널, 페트로사우디 등 4개 회사를 통해 유용 자금의 일부가 아랍에미리트로부터 말레이시아 전·현직 관리 소유의 스위스 계좌로 흘러들어 갔다는 것이 스위스 검찰의 발표 내용이다. 나집 총리는 1MDB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스위스 검찰의 이번 수사 결과는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이 나집 총리 계좌에 들어온 이 뭉칫돈이 사우디아라비아 왕족으로부터 받은 선물로 직무와 관련이 없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지난 26일 발표한 지 나흘 만에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집 총리 역시 이 돈의 성격에 대해 ‘정치적 기부’라고 항변해왔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말레이시아 총리 '비자금 스캔들' 또 재점화
입력 2016-01-31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