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어 콜롬비아도 "임신부 2000여명 지카바이러스 감염

입력 2016-01-31 10:30

신생아의 소두증(小頭症) 유발 가능성이 있는 지카(Zika) 바이러스가 중남미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브라질에 이어 콜롬비아에서도 임신한 여성 2000여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AFP통신 등이 30일 전했다. 콜롬비아는 브라질보다 더 위쪽에 위치하고 있어 향후 미국 본토에서의 직접 감염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농후해 보인다. 이런 감염 확산 추이를 볼 때 오는 8월 브라질 올림픽을 개최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콜롬비아 국립보건연구소는 이날 전염병 발생 현황 공고를 통해 현재까지 자국 내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확진 사례가 2만297건이며 이 가운데에는 임신부 2116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 가운데 37.2%는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북동부의 노르테데산탄데르 지역에서 나왔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전체 감염 사례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63.6%였다.

연구소는 다만 이번 지카 바이러스 유행과 관련해 선천적 기형인 소두증을 가지고 태어난 아기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콜롬비아는 지카 바이러스가 발생한 중남미 23개국 가운데 브라질 다음으로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나라다. 콜롬비아 정부는 올해 말까지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60만∼70만명에 이르고 소두증 발병 사례도 500건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콜롬비아 정부는 앞으로 6∼8개월간 임신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중미의 과테말라에서도 100여건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중남미 국가 가운데 지카 바이러스 발생이 가장 많은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4월 이후 약 150만 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같은 해 10월 이후 브라질에서 보고된 소두증 의심사례 3448건 중에서 270건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