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아이오와 코커스로 시작되는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일정을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공개지지(endorsing)했다.
미국에서는 언론매체가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기자들과 별개로 회사의 주장을 반영하는 논설위원실에서만 공개지지를 할 수 있다. 기자들은 사측의 공개지지와 상관없이 특정 후보에 치우치지 않고 팩트에 충실해 기사를 작성하면 된다.
통상 공개지지를 하기 전에 해당 매체를 경선 후보들을 불러 따로 면접을 진행한다. 이후 해당 매체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아떨어지는 후보에 대해 공개지지를 결정하게 된다. NYT는 2008년에도 클린턴 전 장관과 오바마 대통령을 대상으로 따로 면접을 치러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한 바 있다. NYT 같은 권위지의 공개지지는 미국 주류층에게 후보를 선택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경영층의 입김이 많이 반영돼 꼭 공정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NYT는 30일(현지시간) ‘힐러리를 민주당 주자로’라는 제목의 사설을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NYT 논설위원단 명의의 사설은 지금까지 이 신문이 연방 상원의원 도전과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클런턴 후보를 지지했다면서 “이번에도 자신과 열정을 갖고 또다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은 “클린턴은 주요 정당의 첫 여성 (대선후보) 지명자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은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넓고 깊은 자질을 갖춘 대통령 후보들 중 한 명을 지명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클린턴 후보의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후보에 대해서는 장점을 평가하면서도 “정책 면에서 클린턴 후보만큼 폭넓은 경험을 갖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NYT가 비록 공개지지에 나섰지만, 샌더스 후보 지지자들의 반발과 함께 투표율을 더욱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뉴욕타임스, 힐러리 공개지지(endorsing)키로
입력 2016-01-31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