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힐러리 기소' 주장 본격화…국가기밀 오간 ’사설 이메일' 확인 계기

입력 2016-01-31 00:09
미국 공화당 주요 인물들 사이에서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기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대럴 아이사(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보수성향 언론으로 꼽히는 워싱턴 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클린턴 전 장관뿐 아니라 그의 보좌관까지도 기소하기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이 기밀문서 취급에 대한 책임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회피했다는 게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29일 미국 국무부는 클린턴 전 장관이 별도로 운영한 이메일들 중 22건에서 “1급 비밀 범주에 해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국무부가 처음으로 클린턴 전 장관의 사설 이메일 서버로 국가기밀이 오갔음을 인정한 사례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토머스 들레이 전 의원도 언론 인터뷰에서 “FBI에 있는 내 친구들이 (클린턴 전 장관을) 기소하거나 기소 의견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들레이 전 의원은 FBI의 독자적인 결정만으로는 실제로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기소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연방대배심을 통한 기소가 더 현실성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전 미국 법무장관이자 현재 젭 부시 전 주지사의 국가안보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마이클 뮤케이지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FBI가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기소 의견을 내지 않으면 미국인들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담은 글을 기고했다. 그는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기밀유출 사건을 언급하며 “그에 상응하는 기소”가 이뤄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설 이메일로 인한 파문이 다시 커진 점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진 유권자에게는 아무런 우려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메일 22건에 기밀 내용이 포함됐다는 국무부의 판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