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테니스 ‘대이변’ 케르버 윌리엄스 꺾고 우승컵 거머쥐어

입력 2016-01-30 20:58
안젤리크 케르버(6위·독일)가 총상금이 4400만 호주 달러에 달하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여자단식 왕좌에 올랐다. 생애 첫 메이저 단식 우승이다.

케르버는 30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13일째 여자단식 결승에서 최강자 세리나 윌리엄스(1위·미국)를 2-1(6-4 3-6 6-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전까지 메이저대회에서는 2011년 US오픈과 2012년 윔블던 4강이 개인 최고 성적이었던 케르버는 우승 상금 340만 호주 달러(약 29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윌리엄스와 상대 전적에서도 2승5패를 기록하며 한 경기를 만회했다. 독일 선수가 테니스 메이저대회 여자단식 정상에 오른 것은 1999년 프랑스오픈 슈테피 그라프 이후 약 17년 만이다.

반면 윌리엄스는 이 대회를 우승했더라면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2회 패권을 차지하며 그라프의 통산 2위 기록과 동률을 이룰 수 있었다. 메이저 대회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은 마거릿 코트(호주)가 남긴 24회다. 윌리엄스가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서 패한 것은 2011년 US오픈 이후 약 4년여만이다. 윌리엄스의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전 통산 성적은 21승5패가 됐다.

윌리엄스의 우승이 유력해보였던 이날 결승에서 케르버는 왼손잡이를 강점으로 앞세운 각도 큰 샷과 빠른 발을 이용한 수비력으로 윌리엄스에 맞섰다. 케르버의 끈질긴 수비에 윌리엄스의 힘도 이겨내지 못했다. 윌리엄스는 케르버가 계속 공을 받아내며 끈질기게 달라붙자 스트로크에 점점 힘이 빠지면서 자주 공이 네트에 걸렸다.

케르버는 3세트 게임스코어 3-2로 앞선 가운데 윌리엄스의 서브 게임에서 듀스를 반복하며 10분여 동안 이어지는 피말리는 접전을 끝에 결국 이 게임을 따내 승기를 잡았다. 이어 케르버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5-2까지 앞서갔다.

하지만 윌리엄스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3-5에서 케르버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해내 4-5로 뒤쫓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맞이했다.

윌리엄스가 이 서브 게임을 지켰다면 승부를 점치기가 다시 힘들어졌겠지만 케르버가 다시 한 번 윌리엄스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해 2시간 8분의 끈질긴 접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윌리엄스의 샷이 베이스라인 밖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한 케르버는 그대로 코트 바닥에 누워 우승의 기쁨을 한껏 누렸다.

이날 공격 성공 횟수로는 윌리엄스가 47-25로 케르버를 압도했지만 실책은 케르버가 13-46으로 훨씬 적었다. 서브 최고 시속은 윌리엄스가 196㎞로 케르버의 164㎞보다 30㎞ 이상 빨랐다.

남자 주니어 단식 결승에서는 전날 정윤성(양명고)을 물리친 올리버 앤더슨(호주)이 주라베크 카리모프(우즈베키스탄)를 2-1(6-2 1-6 6-1)로 꺾고 우승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