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지키려고 설치한 웹캠(인터넷 캠코더)이 해킹 당해 오히려 위해를 끼치는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웹캠을 비롯한 사물인터넷(IoT·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 전반이 해킹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아 사생활 노출 등의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BBC 방송은 부모들이 가정에 설치된 웹캠을 통해 아이들의 모습을 간편하게 체크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베이비모니터’가 해킹의 위험성에 취약하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이비모니터는 IoT 기술이 선도적으로 활용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BBC는 적절한 수준의 보안이 이뤄지지 않은 베이비모니터 시스템은 비교적 손쉽게 해킹당할 수 있다며 실제 베이비모니터가 상당 수준 보급된 미국에서 수많은 피해사례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들을 도촬(몰래 촬영)하는 수준을 넘어 말을 걸고 소리를 치거나 심지어는 ‘성적인 소음’을 트는 사례도 보고됐다.
민원이 이어지면서 뉴욕시 소비자부(DCA)는 베이비모니터 관련업체 네 곳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베이비모니터뿐 아니라 웹캠과 홈CCTV 등 IoT 자체가 ‘백도어’(‘뒷문이 열렸다’는 의미로 해킹에 취약한 상태)로 전락하기 쉽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영국에서는 ‘IoT의 구글’로 불리는 검색 엔진 ‘쇼단(Shodan)’이 웹캠 검색서비스를 실시한 이후 웹캠을 통해 개인의 침실, 화장실 등 은밀한 사생활 영상이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여대생이 욕조에서 노트북을 쓰다가 웹캠이 자동으로 켜지는 해킹을 당한 사례 등을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베이비모니터’ 해킹 주의보…사생활 유출 등 피해사례 속출
입력 2016-01-29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