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포항은 아무나 오갈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입력 2016-01-29 11:10

“포항 스틸러스는 아무나 오갈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손준호(24·포항)가 소속팀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지난 시즌 막판 ‘영입 리스트’ 1순위에 오른 중앙 미드필더인 손준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오일 머니’를 앞세운 중동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몇몇 국내 구단도 그에게 관심을 보였다. 손준호는 흔들렸고, 고민을 거듭했다. 주위에서는 그의 이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손준호의 선택은 결국 포항이었다.

태국 부리람에서 전지훈련 중인 손준호는 “새 감독님(최진철)의 스타일에 모두가 맞춰 가고 있다”며 “원하는 축구와 색깔이 무엇인지 대화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팀에 늦게 합류한 만큼 분위기에 빨리 적응하고, 감독님 축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진철 감독님은 유기적인 움직임, 공간 창출을 강조하신다. 영남대 시절에 김병수 감독님 전술과 색깔이 비슷한 느낌이다. 그래서 더 빨리 적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군사훈련을 마치고 팀에 합류했을 때는 적응하지 못해서 어려웠는데, 차근차근 알아가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손준호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람 돼서 나온 느낌이다. 안에 있는 시간 동안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더 간절함이 생겼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시즌을 되돌아본 손준호는 “영플레이어상, 공격포인트를 모두 신경 쓰다 보니 주춤한 시기가 있었다”며 “시즌 초반에는 득점도 많았지만, 중반 이후 공수 밸런스에 초점을 맞추면서 득점력이 떨어졌다. 이제는 팀이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 공수 밸런스를 어떻게 조율할까 계속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손준호는 포항에 남은 이유에 대해 “포항에 입단해 두 시즌 뛰고 이적한 사람은 없다”며 “K리그 내에서 이적은 의미가 없다. 나를 키워준 포항이다. 솔직히 포항에서 크게 보여준 것이 없다. 프로에서는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부모님도 포항에 잔류하길 원하셨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