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심각하다. 여자프로농구(WKBL)에서 누가 봐도 명백한 오심이 나왔다. 지난 17일 여자농구는 올스타전에 참가한 선수들이 직접 치어리딩 팬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인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러나 오심 한 방에 팬심은 와르르 무너졌다.
문제의 장면은 28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천 KEB하나은행과 구리 KDB생명의 경기에서 발생했다. 하나은행 염윤아는 3쿼터 종료 4분35초가 남은 시점에서 골밑슛을 시도하다가 팀 동료 김이슬과 충돌했다. 그런데 심판의 휘슬이 울렸다. KDB생명 허기쁨의 반칙이 선언됐다. 허기쁨은 골밑에서 상대팀 선수들의 충돌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는데 말이다.
해당 장면은 중계방송사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농구팬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소위 인터넷에서 말하는 ‘빼박캔트(빼도 박도 못하는)’ 오심이었기 때문이다. 심판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게다가 파울 콜은 골밑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불렸다.
KDB생명 김영주 감독은 곧바로 주장 한채진을 통해 심판진에 파울 콜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심판진은 한차례 모여 판정에 대해 논의했다. 최초 판정은 뒤바뀌지 않았다. 김 감독은 애써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나은행 염윤아는 어쩔 수 없이 자유투 2구를 던졌다.
실수를 만회할 기회는 있었다. 2015-2016 WKBL 경기규칙 제7장 ‘파울처리에 대한 일반적인 규정’에서 제44조 1항을 보면 ‘주어서는 안 될 프리드로(자유투)를 주었을 때’ 심판은 실수를 정정할 수 있다. 그러나 판정 번복 없이 경기는 속개됐다.
코트 위에서 심판이 존중받는 건 분명 필요하다. 심판도 사람인지라 때론 오심이 나올 때도 있다. 하지만 이미 알아차린 실수마저도 바로잡지 않는다면 팬들의 신뢰는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건 좀 심했다’라는 팬들의 비난이 거센 이유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여자농구 ‘빼박캔트’ 오심… “이건 좀 심했잖아요”
입력 2016-01-29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