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체감경기 6년10개월래 최저수준 추락…업황BSI 65

입력 2016-01-29 06:01 수정 2016-01-29 13:44
자료=한국은행

올들어 제조업 체감경기가 대외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6년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또 체감경기가 떨어지면서 수요부진으로 야기될 제품판매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7년 만에 가장 높아지는 등 새해 벽두부터 제조업발 경기추락이 현실화하고 있다. 국내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및 신흥국 경기불안이 장기화할 조짐이어서 제조업 경기 한파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016년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자료에서 제조업 1월 업황BSI가 65로 전월보다 2포인트 내려갔다고 29일 발표했다. 한은은 지난 15~22일 제조업 1697곳, 비제조업 1099곳 등 전국 2796곳의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1월 업황BSI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56)이후 최저치다. BSI가 100을 넘으면 기업들이 현재 경기를 좋게 보고 100 아래는 그 반대라는 의미다. 지난달 조사한 1월 제조업 업황BSI전망치는 68이어서 한 달 전 예상보다 실제 업황은 더 안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박성빈 기업통계팀장은 “올초부터 진행된 중국경기 불안과 유가 급락 등 대외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제조업 업황이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시장의 불안은 신흥시장 악화로 이어지고 있어 특히 수출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업황 부진은 대기업과 수출기업에 더 심각하게 다가왔다. 대기업의 1월 업황BSI는 69로 2012년 10월(69)과 같았다. 그보다 더 악화된 것은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2009년 3월(59)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수출기업도 업황BSI가 67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6월(67)과 같은 수준이었으며 그 전에 가장 나빴던 적은 2009년 3월(56)이었다. 사실상 대기업과 수출기업 모두 금융위기 이후 체감경기가 최악 상황으로 떨어진 셈이다.

경기침체와 유가 및 물가 하락의 영향은 제품판매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제품판매가격BSI는 82를 보여 7년1개월 전인 2008년 12월(82)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제품판매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수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박 팀장은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물가도 덩달아 낮아지면서 기업들이 제품 판매가를 낮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제품판매가가 낮아지면 매출이 올라도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악화돼 기업경영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비제조업의 1월 업황BSI는 68로 메르스 사태 당시인 지난해 6월과 같았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