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증 왜 청소년에 많은가 했더니...원인규명 블랙박스 열었다

입력 2016-01-28 17:18 수정 2016-01-28 17:20
워싱턴포스트 캡처

정신분열증이 뇌의 ‘과도한 가지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원인규명에 대해 과학계에서는 “획기적인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가지치기가 두뇌가 한창 자랄 때인 성장기 청소년들에서 이뤄지는데, 정신분열증이 왜 청소년들에서 많이 발견되는지에 대한 이유를 제공한다고 WP는 지적했다.

WP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의과대학과 보스턴소아병원 연구진은 최근 정신분열증 원인과 관련한 이런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두뇌는 성장할 때 신경이 너무 많이 자라, 두뇌 스스로 불필요한 신경을 가지치기하게 된다. 그런데 이 역할을 담당하는 전전두엽 피질에서 가지치기를 너무 많이 하면 정신불열증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C4라고 불리는 변종 유전자가 생산하는 단백질 C4-A가 두뇌의 이 같은 신경망 가지치기(synaptic pruning)를 더욱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6만4000여명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정신분열증을 앓는 이들에게 C4-A가 지나치게 활성화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WP는 과학자들을 인용해 “이번 발견은 정신분열증의 블랙박스를 연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이번 발견으로 가지치기를 조절하는 약을 개발할 경우 정신분열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반면, 가지치기가 눈에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미세하게 이뤄지는 일이어서 약으로 치료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맞서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