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더민주의 새로운 '당 대표'로서 외부 활동을 개시했다.
이날 참배에는 비대위원들은 물론 선거대책위 일부 위원들까지 동행하는 등 4·13 총선을 위해 꾸려진 새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현충탑에 분향 참배한 뒤 방명록에 "국민 모두 더불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 "나라를 위해 호국한 선열들과 많은 영령들에 대해 참배하면서 제 나름대로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이 다시 떠오르는데 나라와 국민의 발전을 위해서 헌신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일단 정치에 참여하는 분들은 개인보다는 국가,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생각"이라며 "오늘 참배하면서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김대중 김영삼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순으로 묘역을 둘러보고 참배했다.
과거 대부분의 더민주 지도부는 취임 후 현충원을 찾더라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만 둘러봤지만 김 위원장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까지 참배해 눈길을 끌었다.
더민주는 두 정권이 반민주·독재 정권이었다는 이유를 내세워 참배하지 않아왔다.
다만 문재인 전 대표는 작년 2월 당 대표 선출 뒤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지만 최고위원들은 전원 불참한 가운데 혼자만 나서 '반쪽 참배'에 그쳤고, 그 마저도 당내에서 비판을 받는 등 후폭풍에 시달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전날 두 전직 대통령 참배에 대해 "자연스럽게 하는건데 그걸 뭘 물어"라고 대수롭지 않다는듯 답했고, 이날도 기자들의 질문에 "당연히 (참배)해야지"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묘역 앞에서도 "전직 대통령이니까 방문한거지. 뭐 특별하게 의미를 부여하려고 그러지 마세요"라고 했다.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것도 이전과 차이점이지만 이종걸 원내대표와 표창원 비대위원의 경우 다른 일정을 이유로 현충탑만 분향했고, 이철희 선대위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까지만 동행하는 등 전직 대통령 참배 문제에 대해 아직도 말끔하게 정리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어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국회에서 첫 비상대책위원회를 주재했다.
'김종인 체제'가 이처럼 전직 대통령 참배에서부터 과거 지도부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인 것은 이념보다 정책, 통합을 중요시하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국민의당을 창당중인 안철수 의원이 호남을 기반으로 중도세력과 개혁적 보수세력으로 외연 확장 전략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더민주 역시 야권 주도권을 쥐기 위해 '중원 공략'이 필요하다는 당내 공감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총선전에서 '탈이념'을 기치로 경제민주화로 대표되는 포용적 성장 정책 중심의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예고한 상태다.
6명의 비대위원 중 내부몫인 4명 전원을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을 지낸 정책통으로 배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용섭 비대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생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며 "일자리, 주거, 교육·보육, 복지, 노후, 안보 등 5대 불안을 해소하는 경제정당, 정책정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조만간 선거기획단, 공약기획단, 총괄본부 등 선대위 주요 포스트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약기획단장에는 이용섭 비대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당연히 해야할 일” 김종인, 비대위원장 첫날 지도부 이끌고 이승만 박정희 참배
입력 2016-01-28 1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