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의 덴마크 참전용사들, 6·25전쟁 출정 기리다

입력 2016-01-28 12:39

지난 23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랑에리니 부두 앞, 65년 전 그날처럼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이제는 백발이 된 6·25 전쟁 참전용사들이 모였다.

1951년 1월23일, 덴마크 병원선 '유틀란디아호'가 전쟁의 참화에 휩싸인 한국을 지원하기 위해 출항한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 당시 유틀란디아호를 타고 참전했던 옛 전우들이 함께 모여 추모행사를 연 것이다.

참전용사 630명 가운데 현재 생존자는 16명이다.

이날 추모행사에는 참전용사들과 함께 주덴마크 한국대사관 관계자, 한국 국립중앙의료원 안명옥 원장 등이 함께했다.

출항 당시에는 덴마크의 왕 프레데릭 9세와 잉그리드 왕비를 포함해 1만여 명의 덴마크 국민이 랑에리니 부두에 모여 한국으로 떠나는 유틀란디아호를 배웅했다고 한다.

덴마크는 6·25 전쟁 당시 유엔 회원국 가운데 가장 먼저 의료지원 의사를 밝히고 4개의 수술실과 356개의 병상이 구비된 병원선 유틀란디아호를 한국에 파견했다.

유틀란디아호는 종전 후인 1953년 10월16일 덴마크로 귀항하기까지 약 2년 반 동안 한국에 3회에 거쳐 파견됐으며, 이 기간 최소 4천981명의 UN군 소속 군인과 6천명 이상의 한국인 민간인을 치료했다.

이는 공식 이는 공식기록에 불과하며 실제 유틀란디아호에서 치료를 받은 한국 민간인 수는 이에 3배에 달한다고 한다.

유틀란디아호는 귀항 이후 덴마크 왕실 선박 등으로 사용되다 1965년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덴마크 한국대사관은 유틀란디아호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대사관 회의실 일부를 개조, 올해 봄에 '유틀란디아 전시관' 설치키로 했다.

덴마크 적십자사가 박물관과 참전용사들로부터 기증받은 물품과 유틀란디아호에서의 생활모습과 6·25전쟁의 참상을 생생히 담은 사진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마영삼 주덴마크 대사는 28일 "'유틀란디아 전시관'이 양국의 미래 세대가 한국과 덴마크의 뿌리 깊은 우호관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학습의 장으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