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 탓에 소비자들이 음식점에서 지갑을 잘 열지 않는데도 외식비 물가는 종전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기 재료비가 상승하고, 인건비도 오른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최근 외식비 상승 원인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가운데 외식비는 연간 2.3% 상승해 전년(1.4%)에 비해 0.9% 포인트 상승했다. 외식비는 소비자물가 전체 가중치의 11.9%를 차지해 비중이 높다. 경기가 호황이면 음식점 매출이 올라 외식비 물가도 크게 오른다. 하지만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에 불과했다. 기존 흐름과 달리 저물가가 계속되는데도 외식비는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한은은 축산물 재료비와 인건비가 올라 외식비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은 사육두수가 줄고 유행병이 발생하는 등의 영향으로 2013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축산물 가격 상승률은 3.4%로 최근 5년간 평균치(1.0%)를 웃돌았다. 고기 재료비 상승으로 지난해 설렁탕(3.0%), 불고기(2.0%), 갈비탕(4.2%) 등의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인건비도 외식비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인건비 상승률이 2.3%로 전년(1.0%)에 비해 높아진 점이 외식비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올해도 쇠고기를 중심으로 축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임금도 완만하게 오름세를 나타내 외식비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며 “소주 출고가 인상이 반영되면 상승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외식 줄이는데도 외식비 물가는 오른다
입력 2016-01-28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