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주 경선을 5일 앞둔 27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과거 여성 비하 발언 논란으로 악연을 맺은 여성 앵커가 사회를 보는 TV 토론에 결국 불참하기로 했다. 일면 자신에 부정적인 앵커 때문에 토론회에 나가지 않는다는 주장이지만, 실제로는 ‘천재적인 고도의 전략’ 때문에 불참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트럼프는 28일 열릴 공화당 대선후보 제7차 TV토론 주관사인 폭스뉴스의 진행자 3명 중 한 명인 유명 여성앵커 메긴 켈리와 불편한 관계다. 지난해 8월 1차 TV토론에서 켈리가 트럼프의 과거 여성 비하 발언을 문제 삼자 트럼프는 토론 후 켈리를 매력적인 외모에 머리는 빈 여자를 뜻하는 빔보(bimbo)라고 부르고 켈리가 월경으로 예민해져 자신에게 악의적 질문을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NYT는 토론 불참으로 트럼프가 1등주자가 받아야 할 공격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에 아이오와주 주민들을 ‘바보’라고 비난한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공격도 받지 않게 됐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번 토론회는 아이오와에서 개최된다. 아울러 트럼프가 낙태에 대해 관대한 입장을 밝힌 적이 있는데, 보수적인 아이오와 사람들 앞에서 낙태 발언을 해명할 이유도 없어졌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토론에 불참하고 토론에 대한 열기가 식음으로써 그동안 이번 ‘토론’에 쏠렸던 커다란 관심을 그 혼자 다 가져갈 수 있게 된 측면도 있다. 다른 주자들의 경우 이번 토론을 트럼프에 대한 ‘역전의 기회’로 삼으려 했으나 역전시킬 대상이 빠져버림으로써 그럴 기회가 아예 사라진 것이다. 무엇보다 토론 불참은 현재 트럼프가 굳건히 1위를 지키고 있는 현 판세를 굳히는 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사소한 핑계거리로 토론에 불참함으로써 승리 굳히기에 들어간 것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NYT, 트럼프가 토론불참은 "천재적인 전략"
입력 2016-01-28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