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국서 금팔찌 샀다고?” 황당했던 외국인들…해외 신용카드 위조해 2억원 결제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해외 신용카드를 위조해 전국 금은방과 편의점에서 2억원을 부정 사용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로 이모(46)씨 등 일당 4명을 검거해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해외 인터넷사이트에서 브라질 등 10여개 국가의 해외 신용카드 정보를 건당 10만~30만원에 구입하고 기계를 이용해 신용카드 246장을 위조했다. 이 카드를 들고 882차례에 걸쳐 금팔찌와 담배를 구입해 2억700만원 상당을 부정 사용했다.

범행은 2011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신용카드를 위조해 구속됐던 이씨가 김씨 등 3명에게 위조카드를 사용해 물건을 구매한 뒤 되파는 수법으로 사업자금을 마련하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한국에 온 적도 없는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결제된 금액이 청구되자 이를 수상히 여겨 카드사에 알렸고 카드사는 위조된 카드가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경찰에 알렸다. 경찰은 이들이 카드를 사용한 가게의 CCTV와 차량 동선을 분석해 지난해 2월 이씨 등 3명을 구속했다. 김씨는 공범들이 검거된 뒤에도 같은 수법으로 신용카드 3장을 위조해 700만원 상담의 담배를 구입하다 지난 20일 검거됐다.

이들은 범행 초기 금은방에서 고가의 귀금속을 구입한 뒤 되파는 수법을 사용했지만 한도를 초과했거나 이미 사용정지가 돼 결제 승인이 나지 않는 경우 가게에서 신분증과 연락처를 요구하는 일이 많아지자 신분노출을 우려해 편의점에서 담배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카드사와 공조해 위조 신용카드 사용에 대해 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