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협곡 활강하다 굴러간 스키어의 반전, “난 괜찮아요”

입력 2016-01-28 00:05
사진=pixabay
경사가 수직에 가까운 설벽을 한 스키어가 활강해 내려옵니다. 검은 협곡을 활강하는 스키어는 너무도 작아 하나의 점으로 보일 뿐입니다. 헬리콥터가 이 스키어를 따라가며 촬영합니다. 마이크는 스키어의 가슴께 달려있는 듯 거친 숨소리와 매서운 바람소리가 번갈아 들립니다.

그러다 스키어가 넘어집니다. 검은 암반 사이 가장 좁은 지점입니다. 스키어가 구르기 시작합니다. 경사가 심해 구르다 미끄러지고 구르다 미끄러지고. 발에 있던 스키도 어느새 사라졌습니다.

30초 가량 족히 수백 미터는 구르다 다행히 멈췄습니다. 카메라가 줌인해 들어가는데, 아뿔사, 여성입니다. 제일 먼저 한 말은 “난 괜찮아요(I'm okay)”입니다. 괜찮다는 말을 한 번 더 반복합니다.

눈밭에 앉은 이 여성 스키어는 빨강 가방에 보랏빛 점퍼를 착용했습니다. 가쁜 숨을 내쉬며 헬리콥터와 교신하는데, 또다시 “전 좋아요(I'm fine)”라며 “걸을 수 있어요”라고 답합니다. 정말 용감한 여성입니다.

중력에 저항하는 인간의 모습을 촬영해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공개하는 테톤 그래비티 리서치는 지난 21일 이 영상을 선보이며 “올해의 여성 스키어, 알래스카 산맥에서 굴러 내려가다”라고 했습니다. 지난 봄 알래스카에서 촬영된 영상이고, 여성의 이름은 엔젤 콜리슨이라고 했습니다. 엔젤 콜리슨은 30초 가까이 협곡에서 굴렀어도 아무 탈 없었습니다. 세계에서 몇 손가락에 꼽을 담대한 여성입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