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등지에서 우버 등 새로운 택시 서비스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택시기사들이 대규모 시위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인근 도로와 공항 등이 마비사태를 빚었다.
27일(현지시간)까지 이어지고 있는 시위는 전날인 26일 시작됐다. 이들은 “정부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며 기존 산업 종사자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우버택시 운전자와 같은 무면허·무보험 사업자와 경쟁하는 게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며 포르트마이요와 베르시 지역에서 차를 세우고 밤을 지샜다.
일간 르몽드는 약 2100명이 시위에 동참해 지금까지 24명이 체포되고 18명이 구속됐다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오를리 공항에서는 26일 오전 택시 운전사들이 공항 입구를 가로막았다가 이를 뚫으려는 셔틀에 택시기사가 다리를 치였다. 시위 참가자 중 일부는 미니버스 창문을 때리며 승객을 강제로 하차시키기도 했다. 기사들은 이후 카트와 타이어 등을 이용해 입구를 막았다.
이들은 에마누엘레 마크롱 경제부장관이 우버의 편을 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 테러’, ‘우버와 마크롱은 한패’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과 함께 택시 위에는 관이 실린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우리가 할 말은 두 마디 밖에 없다. (그들을) 박멸하거나 아니면 (우리에게) 보상하라는 것"이라며 격한 시위 분위기를 드러냈다.
마누엘 발스 총리는 “시위가 권리인 것은 인정하지만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고 정면대응을 선언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6월에도 같은 이유로 시위가 일어나 폭력사태로 번진 바 있다.
시위가 발생한 26일에는 공항 관제사와 교사들도 전국적인 파업을 벌였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 개혁안에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프랑수아 올랑드 현 정부는 최근 취임 초기의 정책기조에서 돌아서 세금을 낮추고 노동유연성을 높이는 쪽으로 개혁을 추진 중이다. 현 주당 35시간 노동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엠마뉘엘 마크롱 경제장관 역시 “좀 더 극단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올랑드의 편을 들었다.
현재 프랑스는 18년만의 최고치인 10% 이상의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다. 영국과 독일과 비교하면 두 배 가량에 달한다. 올랑드 취임 당시와 비교해도 실업자가 약 60만명 늘어난 상태다.
이달 초 올랑드 대통령은 ‘경제·사회적 비상 상태’를 선언하며 20억 유로(약 2조6000억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실업률이 내려가지 않으면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배수진까지 쳤다.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파리 테러 이후 상승세였으나 다시 하락해 현재 22%를 기록 중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우버에 뿔난 ‘파리의 택시운전사’들, 대규모 시위 이틀째 이어가
입력 2016-01-27 17:19 수정 2016-01-28 0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