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가 워낙 비싸 사 먹을 엄두를 못 내겠어요.”
경북 동해안 특산품인 대게가 제철을 맞았으나 최근 기상악화로 어민들이 조업을 못해 가격이 치솟고 있다.
어민들은 수익이 줄고 대게를 맛보려는 소비자들은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으로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동해안에는 지난 18일부터 4∼5m의 높은 파도와 초속 15m의 강한 바람이 불어 대게 주산지인 울진 죽변항과 포항 구룡포항을 비롯한 모든 항·포구 어선들의 조업이 중단됐다.
경북 동해안 대게 어획량은 전국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어민들의 주 소득원이다.
구룡포항, 영덕 강구항, 울진 죽변항 등에서는 대게 가격이 마리당 하품 3만∼4만원, 중품 7만∼8만원, 상품은 15만∼20만원으로 예년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구룡포항과 영덕 강구항 주변 대게상가는 일주일전부터 손님이 와도 대게가 없어 팔지 못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주말에는 상가마다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지만 지금은 한산하기만 하다.
구룡포에서 대게식당을 하는 최모(50)씨는 “대게가 없어 팔지도 못하고 손님도 뚝 끊겼다”며 “평소에도 가격이 비싼 대게가 두배 이상 값이 올랐으니 손님들이 먹으러 오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다행히 지난 26일부터 풍랑주의보 해제로 어민들은 27일부터 대게잡이에 본격 나섰다.
그러나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 설을 앞두고 대게 값 고공 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 수성구 지산동 김종식(43·회사원)씨는 “이제 본격적인 대게철이 왔지만 가격이 너무 올라 가족들끼리 먹으러 가기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포항=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기상악화로 조업 못해 대게 금값…어민과 소비자 모두 '한숨'
입력 2016-01-27 1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