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결국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듣기만 했다’는 김홍걸의 주장이 옳은 거죠”라며 “안철수는 “이희호 여사에게 폐 끼치고 싶지 않다”며 뭔가 더 있을 것처럼 블러핑 했지만, 정말로 그 이상의 발언이 있었다면, 녹취록 깔 때 신나서 같이 깠겠죠“라고 했다.
진 교수는 “게다가 보니까, 이희호 여사의 건강이 지금 긴 말씀을 하실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에요. 녹취록 보면 비서라는 사람이 마치 자기가 대변인이나 되는 듯 설치잖아요”라며 “ 심지어 감히 안철수한테 김대중 대통령처럼 행동하라고 충고까지 하고”라고 적었다.
그는 “비서 주제에 자기가 모시는 분 찾아온 손님한테, 그것도 공당의 대표를 지낸 분한테 충고질을 하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커다란 무례인데, 그건 자기가 이희호 여사의 의중을 대변하는 사람이라는 근자감에서 비롯된 행동이겠죠”라고 했다.
이어 “아마 안철수씨가 거 자리에 뭔가 더 들은 얘기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 그 비서라는 분이 한 말일 겁니다”라며 “그걸 여사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한 후, 언론 앞에서 그것을 마치 여사가 직접 한 말인 것처럼 블러핑한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녹음 하고 녹취 깐 것은 몰랐다 해도, 적어도 이 부분은 안철수씨의 잘못으로 보입니다. 유권자들 앞에서 진실하지 못했던 거죠. 이희호 여사에게도 해서는 안 될 무례를 범한 것이기도 하구요”라고 했다.
그는 “이 못지않게 부도덕한 게 이희호 여사가 김홍걸씨의 정치활동을 말렸다는 사실을 언론에 흘린 동교동계의 행태입니다. 말렸다는 것은 사실이겠죠. 내가 부모라도 말렸을테니까.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이 역시 여사님 허락 받고 한 일이냐?'는 겁니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어머니가 아들의 정치활동을 말리는 것은 그 가정의 프라이버시에 속하는 사안입니다. 이걸 굳이 언론에 흘린 것은 김홍걸씨의 입당이 호남에 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였겠지요. 이 역시 이희호 여사를 이용해 먹는 짓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정치활동을 말린 것은 자식을 걱정하는 순수한 모정의 표현이었을 텐데, 이걸 언론에 흘리면 졸지에 ‘이희호 여사의 의중은 김홍걸과 달리 국민의당에 있다’, 뭐 이런 황당한 메시지로 둔갑하게 되거든요”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진중권 “안철수, 이희호 면담뒤 뭐 있는 것처럼 블러핑”
입력 2016-01-27 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