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국경지방에서 불법 휴대전화 사용자에 대한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의 집단폭행사건이 빈번하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27일 보도했다.
뉴포커스 북한 통신원은 전화통화에서 "요즘 들어 북한국경지방에는 불법 휴대전화 통화자를 색출할 목적으로 동원된 보위원들의 폭행이 도를 넘고 있다. 지난 10일 혜산시 혜탄동에 사는 밀수꾼 여성이 압록강 인근 광구 산에서 전화통화를 끝내고 내려오던 중 잠복 보위원(3명)에게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당시 여성은 휴대전화통화를 위해 깊은 산 속에 들어갔다. 오전 9시 남한 가족과 무사히 통화를 끝내고 산봉우리를 넘어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는데, 마침 야간잠복조와 교대한 보위원들의 시야에 포착되었다. 전날 밤새 내린 눈 때문에 지척에 잠복한 보위원을 보지 못한 여성은 50m 가까이 와서야 개털슈바(근무용 패딩)을 입고 마주 오는 보위원을 발견했다.
순간 그는 동복(패딩)안주머니에 건사 한 휴대전화를 건너편 눈 속에 던지고 반대편으로 뛰어갔다. 잠복 보위원들은 달려가는 여성을 끈질기게 추격했다. 결국, 여성은 보위원들에게 잡혀 인가가 많은 마을 입구 까지 끌려왔다.
보위원들은 항거하는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고, 머리채를 잡아 질질 끌고 다녔다. 여성의 고함에 놀란 주민들이 큰길로 모여들자 화가 난 보위원은 '뭘 잘했다고 고함을 지르느냐, 남한과 연결된 년은 맞아 죽어도 마땅하다.'고 하면서 땅바닥에 쓰러져있는 여성의 머리를 구둣발로 내리쳤다.
후에 안 일이지만 보위원들에게 체포된 여성은 남한으로 탈북한 딸과 통화했다고 한다. 당시 현장에서 보위원들의 집단 폭행을 목격한 주민들은 구둣발에 맞은 여성의 입술부위에서 피가 흘렀고, 매를 얼마나 맞았는지 항거도 못 하고 축 늘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도 저렇게 때리는데, 보지 않는 곳에서는 얼마나 심하게 때리겠느냐는 것이 당시 상황을 지켜본 주민들의 우려다.
통신원은 "현재 북한국경지방에 전파탐지기가 설치되면서 중국이나 남조선과의 통화는 점점 어렵게 됐다. 많은 탈북민 가족들이 정권의 단속을 피해 산속에서 통화한다. 주민들의 이동을 눈치챈 보위원(국정원)과 보안원(경찰)들은 산길 입구에 잠복했다고 왕래하는 주민들의 짐과 옷을 모조리 검열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이동식 탐지기를 착용한 검열성원들이 국경 인근 마을을 수시로 돌아다닌다. 삼지연 철길공사에 동원된 주민들이 산속에서 흙을 나르는 작업장에도 보안서 기동대가 배치된 상황이다. 북한에 살고있는 탈북자 가족들은 정권의 감시체계가 심해질수록 남조선과 중국에 사는 가족과의 연계가 끊어질 까봐 속을 태운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北, 산속서 몰래 휴대전화하던 여성 끌고가 집단폭행 뒤...”
입력 2016-01-27 1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