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와 1회전을 한다고 들었을 때 두렵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습니다. 그랜드슬램 대회 메인 코트에서 세계 1위와 해본 것은 좋은 경험이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1회전에서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맞붙은 정현(20·삼성증권)이 26일 인천공항에서 입국하며 한 말이다. 정현은 지난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1회전 조코비치와의 경기에서 0대3으로 패했다.
정현은 “투어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면 언젠가는 조코비치를 만날 것으로 생각은 했지만 예상보다 빨리 대결하게 됐다. 조코비치는 공이 묵직한 것은 물론 수비 능력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현은 지난해 US오픈 2회전에서 당시 세계 랭킹 5위였던 스탄 바브링카(스위스)와 상대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는 “바브링카는 조금씩 흔들리는 순간을 느꼈지만 조코비치는 전혀 그런 것이 없어서 어떻게 해보기도 어려웠다”고 했다.
조코비치와의 경기에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을 묻자 “생각보다 내가 잘했고 상대는 워낙 강했기 때문에 특별히 아쉬웠던 장면은 떠오르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현은 “일단 메이저 대회에서 성적을 내려면 5세트를 소화할 체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체력이 떨어지니 집중력이 저하되고 그런 상황에서는 경기력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올해 8월에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대해서는 “출전이 목표”라며 “아직 젊기 때문에 당장 랭킹에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 남은 대회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세계 랭킹 52위인 정현이 올림픽에 나가려면 올해 6월 초 세계 랭킹 56위 안에 들어야 한다.
정현을 지도하는 윤용일 코치는 “서브 속도는 많이 올라왔는데 역시 서브 성공 확률과 제구력을 더 키워야 한다. 지난해 말 기초 군사 훈련에 따른 체력 저하가 있었지만 지금은 80∼90% 정도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정현은 29일 유럽으로 출국해 4주간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정현 “조코비치, 한순간도 흔들리지 않았다”
입력 2016-01-27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