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국보위 참여한 분에 60년 전통 민주당을 갖다바쳤다”

입력 2016-01-26 18:28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가칭)이 연일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영입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더민주가 이에 반박하면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국민의당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은 26일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전북도당 창당대회에서 김 위원장 영입에 대해 "이게 비상대책인 것처럼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보약이 아니고 독약이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무자비하게 탄압한 군부정권에서 탄생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한 분을 선대위원장으로 모셔서 60년 전통 민주당을 송두리째 갖다바쳤다"고 비판했다.

또한 "참으로 이해할 수 없고 어떤 의미에서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참담한 현실이 우리 앞에 있다"며 "문재인 대표에게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고 유권자 정신이 바뀌고 있다고 제발 정신 차리라고 간곡히 호소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더민주에 잔류하고 있는 현역 의원들에도 화살을 겨눴다. 한 위원장은 "유권자가 밑에서부터 변하고 있는데 전라북도 도민, 유권자의 의지를 대변해야 할 이 지역 국회의원들은 어찌 보면 태평하다"며 "귀가 먹은 것인지 눈이 안 보이는 것인지 캄캄하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정치인은 들리지 않는 민심을 읽을 줄 알아야 하고 보이지 않는 사회 변화를 읽을 줄 알아야 하지만, 보이는 것도 보지 못하고 들리는 것도 듣지 못한다면 계속 국회의원의 금배지를 달아 드려야 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 도종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대단히 듣기 거북한 표현들이지만 서로 얼굴을 붉히지 않으려고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며 "국민의당은 더 이상의 적절치 못한 비난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도 대변인은 "한 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영입이 고인이 되신 두 분 대통령의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이라면서 "이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과 동떨어진 트집 잡기일 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될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은 용서와 화해의 정신으로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에 민정당 출신의 김중권씨를, 국정원장에 이종찬씨를 임명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초대 부총리로 영입하려고 두 번씩이나 만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도 대변인은 국민의당이 김 위원장의 국보위 참여 전력을 문제 삼는 것에 대해 "이 문제를 제기한 국민의당에서도 과거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분들이 계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발언은 전두환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의전비서관 등을 지낸 윤여준 창당 공동준비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