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없이 녹취? 부도덕한!” 안철수-이희호 대담 2차 논란

입력 2016-01-26 15:38

국민의당(가칭)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나눈 대화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재점화됐다.

앞서 안철수 의원는 지난 4일 새해 인사차 동교동 자택을 내방해 이희호 여사와 20여분간 비공개회담을 가졌다. 회담 내용은 지난 13일 보도된 안철수 의원의 인터뷰를 통해 일부 알려졌다.

당시 그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 꼭 정권교체 성공하겠다는 말씀을 드리자 (이희호)여사님께서는 예전 대선 단일화 과정에서도 안타까웠다는 말씀하시며 이번에는 정권교체를 꼭 이루어서 서민, 중산층을 위한 정치를 해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은 사실상 안철수 의원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읽혀 적잖은 파장이 일었다. 그러나 25일 월간중앙이 비공개회담 녹취록 일부를 공개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녹취록에 따르면 안철수 의원은 당시 이희호 여사를 만나 “꼭 건강하셔서,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꼭 정권교체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꼭 정권교체가 되도록 밀알이 되겠다는 마음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희호 여사는 “꼭 그렇게 하세요”라고 답했다.

안철수 의원 측 주장이 완전히 틀린 내용은 아니었다. 그러나 당시 대화를 다소 과장해 외부에 알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도덕성 논란까지 더해졌다. 엄연히 비공개로 진행된 대담 내용을 녹취해서 언론에 공개까지 했다는 것이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6일 트위터에 “안철수 측에서 이희호 여사 면담한 녹취록을 공개했는데, 녹음은 이희호 여사 허락받고 한 걸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대화 내용을 허락없이 녹음하여 공개하는 것은 무례함은 물론이고 불법의 소지까지 있는 부도덕한 행태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