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피부관리업 투자와 선 결제를 미끼로 920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경기, 대구, 부산, 대전 등 전국에서 피해자만 1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피해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부산경찰청(청장 이상식) 지능범죄수사대는 유사수신 행위와 특가법상 사기 등 혐의로 부산 해운대에 본점을 둔 피부관리업체 H사 대표 송모(52·여)씨를 구속하고, 업체관계자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송씨는 부산 해운대에 피부관리업 본점을 차려두고 전국에 69개 지사를 설립한 후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말 사이 650여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820억원(1인당 5000만~4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대부분 주부, 퇴직자 등이었다.
송씨는 또 전국의 매장 고객들에게 피부 마사지·미용·헬스 등 서비스를 장기 제공하겠다고 속이고 10만원에서부터 640만원까지 선 결제를 유도해 총 1만800명으로부터 108억원을 신용결제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송씨는 “피부관리실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고 원금 보장은 물론 투자금의 3%(연 36%)를 배당금으로 지급하며, 신규투자자를 소개할 경우 그 투자금의 3%를 소개비로 별도 지급한다”며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 또 홈페이지 등을 통해 매장 영업실적을 과장하거나 초기 배당금을 정상 지급하는 방법으로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H사는 지난해 말로 폐업해 투자자와 선 결제한 고객이 많은 피해를 보게 됐다.
경찰이 금융 영장을 집행해 H사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 대부분은 배당금과 회사 운영자금 등으로 이미 지출돼 잔고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송씨가 받은 돈 920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을 투자자 등에게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송씨가 은닉한 자금이 있을 것으로 보고 광범위한 자금추적을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6년간 H사의 경우 매장 영업이익은 전체 수익의 6.4%밖에 되지 않아 결국 투자금을 끌어들이지 않을 경우 파산할 수밖에 없는, 전형적인 ‘돌려막기’ 식 영업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유명 피부관리업 미끼 900억대 투자사기 6명 검거
입력 2016-01-26 1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