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탐험가, 사상 최초 남극대륙 단독횡단 목전에 두고 숨져

입력 2016-01-25 21:23 수정 2016-01-26 16:26
워슬리가 남극 횡단을 시도하기 전인 지난해 10일 윌리엄 왕세손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왕실의 후원을 받은 유명 탐험가가 사상 처음으로 남극 대륙을 홀로 횡단하려다 쓰러져 숨을 거뒀다.

AFP통신은 탐험가 헨리 워슬리(55)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목표지점을 48㎞ 남겨둔 지점에서 도움을 요청하며 쓰러져 칠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탈진과 탈수 증세를 보이며 25일 사망했다고 아내 요한나를 인용해 전했다. 사인은 복막염으로 알려졌다.

워슬리는 이번 탐험을 하면서 10만 파운드(약 1억7000만원)에 이르는 성금을 모금해 부상 제대 장병을 돕는 인데버재단에 기부했다. 영국 왕실의 헨리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도 그를 후원했다. 헨리 왕세손은 부고가 전해진 뒤 “워슬리는 대단한 용기와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그를 도왔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애도했다.

워슬리는 영국 육군에서 제대한 전직 군인으로 역대 처음으로 남극을 홀로 횡단하려 시도 중이었다. 이번 모험은 영국의 전설적인 탐험가 어네스트 섀클턴(1874~1922)이 실패했던 남극 횡단을 완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워슬리는 쓰러지기 전까지 71일간 약 1500㎞를 넘게 썰매를 끌며 홀로 여정을 진행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워슬리는 쓰러지기 직전까지 여정을 그만두는 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보고에는 “이게 끝이라고 보고해야 하다니 슬프다. 목표에 거의 다 왔는데”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