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투표행태 연구로 박사학위 받는 김영달 이사장

입력 2016-01-24 18:17
김영달 경북이주민센터 이사장

북한이탈주민들도 현재 거주지역이나 연령, 교육정도에 따라 구분되는 투표행태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북한이탈주민의 투표행태 연구’라는 논문으로 다음 달 북한학박사학위를 받는 경북이주민센터 김영달(57) 이사장은 “북한이탈주민은 지역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지역의 정치의식과 투표행태를 정치재사회화의 과정으로 체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탈주민의 투표행태와 정치의식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는 건 김 이사장이 처음이다.

특히 20대 총선을 앞두고 남한사회로 이주해 온 북한이탈주민들의 투표행태를 분석한 논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논문은 북한에서 김일성 일가의 3대 세습 독제체제를 경험한 북한이탈주민의 보수적이고 권력 순응적 정치성향이 남한 사회의 지역 주의적 정치의식과 만나는 정치재사회화의 과정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은 2012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구·경북에서 95.8%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고, 광주·전남에서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51.5%를 얻어 박 후보(48.5%)를 앞섰다. 서울·수도권지역에서는 박 후보 80.4%, 문 후보 19.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또 같은 해 치러진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지지율은 대구·경북지역에서 91.1%(민주당 6.7%), 광주·전남은 32.8%(민주당 60.7%), 서울·수도권은 80.9%(민주당 15.7%)를 기록했다.

논문은 북한이탈주민이 보수적 투표성향을 갖고 있지만 대구·경북과 광주·전남 등 정착한 지역에 따라 정치적 성향과 투표행태를 적절하게 바꿔 실천하는 지역변수가 대선지지 후보를 결정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또 이들의 투표성향은 교육정도와 연령대, 이념, 거주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교육수준이 높거나 연령대가 젊은 북한이탈주민 일수록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남한으로 이주한 북한이탈주민들이 현실사회의 정치체제와 문화를 습득하는 정치재사회화 과정에서 교류하는 이웃과 동료들로부터 영향을 받아 기존의 정치성향이 변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문은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북한이탈주민의 투표행태는 통일 이후 북한주민의 정치의식이나 투표행위에 대해 시사점을 제공해준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북한이탈주민 지역적응센터인 경북이주민센터를 10년째 운영해 오면서 이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오고 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