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수성 전략에 ‘이준석-이동학’ 30대 함락 도전” 서울 노원병 3국지

입력 2016-01-24 17:09

'박근혜 키드'로 불려온 새누리당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이 24일 야권의 대권주자인 국민의당(가칭) 안철수 의원의 서울 노원병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이 지역이 20대 총선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가 노원병과 창원 출마를 놓고 막판 고심을 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동학 전 혁신위원까지 뛰어들면서 '일여야다'(一與野多)의 복잡한 구도가 펼쳐지게 됐다.

이들 네 명이 모두 출마하게 되면 노원병 선거는 4파전 양상이 된다.

이 가운데 '정치신인'이라 할 수 있는 이 전 비대위원과 이 전 혁신위원은 30대 초반으로, 후보군의 연령이 한층 젊어진 것도 특징이다.

이 전 비대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이 정한 공천 원칙을 따르고 어떤 특혜나 개입도 요구하지 않겠다"며 공정한 경선을 치르겠다고 밝히면서 "여야 대결이 아닌 고향으로 돌아온 후보와 보궐선거에서 연고도 없이 빈자리를 찾아왔던 후보의 대결"이라며 안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이종은 노원병 당협위원장과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데, 청년과 신인 가점을 모두 받는데다 인지도가 높은 편이어서 다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없지 않다.

안 의원은 현재까지 노원병 재선 도전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당의 결정에 따라 불출마나 타지 출마의 가능성도 열어둔 상황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당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험지출마가 필요하면 따를 것"이라면서도 "물론, 현재로선 그런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 의원은 이날 이 전 비대위원의 출마선언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나는)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는 원론적인 답만 내놨다.
노 전 대표는 19대 총선 당시 지역구였던 이 지역의 '고토 회복'이냐 아니면 노동자 밀집지역인 창원 성산 출마냐를 놓고 막판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의 탈당으로 노원병이 '사고지역'이 된 더민주가 안 의원과 정면대결을 택하게 될지도 관심거리다.

앞서 더민주는 탈당 의원들의 지역구에 '새피'를 수혈, 안철수신당과 정면승부를 벌인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자객공천'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실제 이동학 전 혁신위원은 이날 SNS를 통해 노원병 출마 의사를 공식화, 안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야권 후보가 난립할 경우 막판 후보 단일화 여부도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안 의원은 더민주와의 연대는 없다고 여러차례 쐐기를 박았지만, 선거 막판으로 가면 자연스레 단일화 논의가 무르익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와 함께 안 의원이 국민의당 차원의 전략적 선택에서 불출마 또는 타지 출마 등으로 행로를 바꿀 경우 노원병 총선 구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노원구의 분구로 탄생한 '노원병' 지역은 전통적으로 야권 강세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야권이 분열됐을 때에는 여권이 어부지리를 봤다.

17대 때 더민주 임채정 전 국회의장에 이어 야권 후보군이 분화됐던 18대 때에는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홍정욱 의원이 당선됐다. 19대 때에는 야권 단일후보로 나섰던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이 다시 탈환한 뒤 2013년 4월 보궐선거에서 안 의원이 당선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