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한파로 항공편 운항 마비 사태를 빚고 있는 제주국제공항에서 일부 중국인 관광객들이 험악한 상황을 연출했다.
전날 제주공항에서 항공사측 대응에 불만을 품은 중국인 관광객이 경찰에 거칠게 항의하다가 체포·구금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다고 24일 제주도민일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항공기 결항으로 중국인 관광객 400여명은 오후 11시가 넘도록 공항에 발이 묶였다. 이 과정에서 C항공사를 이용하려던 중국인 관광객 수십명이 항공사 직원에게 숙식제공 문제를 거칠게 항의했다.
일부 승객이 먼저 공항을 떠나 숙소로 이동하자 남은 이들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집단으로 직원용 카운터까지 점령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소속 안전요원들이 통제에 나섰으나 막무가내였다.
오후 11시42분쯤 한 중국인 남성은 경찰이 있는 카운터로 난입해 의자를 내던지기도 했다. 위협을 느낀 경찰이 제주공항 경찰기동대 요원을 투입해 이 남성을 제압했다. 그러자 다른 중국인들이 고성을 지르며 집단 반발했다.
다행히 C항공사가 이들의 숙소를 구하면서 단체 체포·구금되는 사태는 면했다. 하지만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제주도민일보 측은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을 기사에 함께 실었다. 일부 중국인 관광객이 직원용 카운터 안쪽까지 무질서하게 난입한 모습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해당 보도 이후 국내 인터넷에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시민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대부분이었다.
“왜 남의 나라에 와서 행패를 부리나” “중국 공항서는 이유 없이 몇 시간씩 연착돼도 아무런 조치도 없더라” “천재지변에 이렇게 항의하다니 도가 지나치다”는 등 비판이 이어졌다. 개중에는 “10시간 이상 계속된 답답한 상황에 화가 났을 것”이란 조심스러운 의견도 있었다.
폭설과 강풍으로 23일 오후5시50분부터 활주로 운영을 중단한 제주공항은 25일 오전 9시까지 항공기 운항을 모두 취소했다. 3일간 6만명이 넘는 체류객 발이 묶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의자 패대기… 제주공항 분노한 중국인 험악한 상황
입력 2016-01-24 16:34 수정 2016-01-24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