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한파와 폭설, 바람이 제주를 덮치면서 제주공항이 마비됐다. 승객 수만명의 발길이 밤새 묶였고 공항 기능도 장시간 스톱됐다. 공항을 중심으로 제주 곳곳이 얼음 왕국으로 변했다. 항공기 결항은 애초 이날 정오까지였는데 25일 오전 9시까지로 연장됐다.
제주공항에는 24일에도 폭설과 난기류 현상이 발생해 25일 오전 9시까지 활주로의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최강 한파로 23일 오후 5시 50분부터 운항이 중단된 시간은 이로써 최소한 만 하루를 훌쩍 넘게 됐다.
공항공사 제주본부는 활주로 이용 중단을 알리는 공지인 노텀(NOTAM·Notice to Airman)을 항공사에 띄웠다. 8∼9월 태풍으로 인한 운항 중단은 종종 있지만 한파로 인한 중단은 이례적인 일이다.
25일 오전 9시까지 국내선 및 국제선 출·도착편이 모두 결항되면서 혼란이 극심해지고 있다. 이날만 3만∼4만명의 승객이 제주를 떠날 예정인데 운항 중단이 연장되면서 발이 묶이는 체류객이 더 늘어나게 됐다.
제주공항에는 강풍·저시정·대설·윈드시어(난기류) 특보마저 발효 중이다. 제설작업은 새벽부터 재개됐다. 제설작업에는 제설차 8대와 인원 200여명이 동원됐다. 그러나 제설차량 이동이 곤란할 정도로 많은 눈이 내리고 강풍이 불고 있다.
23일에는 출발편 기준, 140여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이륙을 위해 활주로에 5시간 이상 대기하다 결국 이륙하지 못해 탑승객들을 되돌리기도 했다. 당일 2만여명(공항공사 추정·탑승률 85%이상 기준)이 제주에서 발이 묶였다.
일부 승객은 항공기가 다시 이륙할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발권데스크에 긴 줄을 섰다. 하지만 포기하고 교통편으로 공항을 빠져나간 승객도 많았다. 항공사가 사전에 결항을 알리지 않는 등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제주 도심에도 32년 만에 폭설이 내려 체류객들이 공항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장시간 연출됐다. 24일 오전 6시 기준으로 공항 안에서 무려 1000여명이 노숙을 하는 날벼락을 맞았다.
국토부와 공항공사, 제주도는 비상 대책반을 운영하며 체류객들에게 교통편 등 편의를 제공했다. 전세버스 40여대가 무료 제공돼 체류객들의 숙소 이동을 도왔다. 공항공사는 공항 안내데스크에서 교통편과 숙박시설 등을 안내했으며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통역요원을 배치했다.
일부 항공사는 제때 출발하지 못한 승객들에게 숙소를 제공했다. 하지만 몇몇 항공사는 나몰라라 식으로 대응했다고 일부 승객들은 주장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악몽같은 한파·폭설… 제주공항 마비 승객 수만명 발동동
입력 2016-01-24 09:15 수정 2016-01-24 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