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강타한 새해전야 쾰른 집단성폭력 사건과 유사한 범죄가 같은 시기 12개 주(州)에서 벌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전까지는 북아프리카 출신의 17∼30세 남성이 용의자로 거론됐으나, 이번에는 미국, 알제리, 아랍, 남·동유럽 출신으로 보이는 이들도 용의자로 지목됐다.
독일 공영방송 WDR·NDR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은 23일(현지시간) 연방범죄수사국(BKA)이 내무부에 제출한 기밀자료를 인용해 쾰른식 성폭력·절도 행각이 12개 주에서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공영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이는 성폭력을 가하고 금품을 빼앗고, 행인을 안거나 놀라게 하고는 절도하는 수법이었다.
지난 13일 작성된 자료에 따르면 이중 상당수는 쾰른이 소속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발생했다. 쾰른과 뒤셀도르프, 빌레펠트에서 접수된 피해신고는 모두 1076건이었다. 그 중 692건은 신체 상해나 재산 손괴에 관한 것이며 384건이 성폭력 관련이었다.
함부르크에는 195건의 피해신고가 들어왔고, 그 중 다수가 성폭력 의심 범죄였다. 이밖에 헤센 31건, 바이에른 27건, 바덴뷔르템베르크 25건, 브레멘 11건, 베를린 6건이었다. 니더작센, 브란덴부르크, 작센, 라인란트팔츠, 자를란트 등 5개 주에서도 비록 수는 적었지만 모두 합쳐 43건이 중앙역 치안을 담당한 연방경찰에 목격됐다.
쾰른 사건이 터지고 나서 주로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출신의 17∼30세 남성이 용의자로 거론됐지만, 이 자료에 나타난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보고를 보면 한 미국인, 한 알제리인, 그리고 아랍 출신으로 보이는 이들이 용의자로 지목됐다. 헤센주에서는 북아프리카, 아랍, 남유럽, 동유럽으로 용의자 출신을 추정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이민자 배경의 외양과 외국인 외양을 거론하면서도 세부사항을 언급하지 않았다. 당국자들은 자료에서 새로운 형태의 범죄라고 결론내렸다. 독일 경찰은 특히 쾰른 사건 당시 찍힌 영상 판독을 통한 용의자 색출을 위해 이 분야에 강한 런던 경찰에 지원을 요청하고 합동 작업에 나선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쾰른 성폭력 사건 당일, 독일 12개주에서 유사 범죄
입력 2016-01-23 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