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등 지구촌이 최악의 한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은 23일(이하 현지시간) 대규모 눈폭풍이 몰려오면서 워싱턴DC와 뉴욕을 비롯한 동부지역이 초긴장 상태로 빠져들었다.
전날 오후 1시쯤 시작된 눈발은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워싱턴DC와 인근 버지니아주, 노스캐롤라이나와 펜실베이니아 주 남쪽 필라델피아 등을 뒤덮었다. 미국 기상청은 이번 눈폭풍으로 워싱턴DC에 2피트(61cm) 이상의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됐다. 필라델피아와 뉴욕의 예상 적설량은 각각 30∼46㎝, 20∼25㎝다.
로이터통신은 “워싱턴DC의 적설량은 이미 2010년의 45.2cm를 넘어섰고 1922년의 역대 최고 기록(71.1cm)마저 갈아치울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미국 기상청은 2010년 워싱턴DC 등 미국 동부를 강타한 ‘스노마겟돈’(Snowmageddon·눈과 최후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을 합친 말)과 비교할 만한 눈폭풍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테네시와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 뉴저지 등 11개 주에서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이번 눈폭풍에 영향을 받은 시민은 8500만명으로 미국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한다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폭설에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미국에서는 22일부터 이틀간 7100편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됐다.
시카고 공항에서는 착륙하던 여객기가 활주로를 벗어나 눈 덮인 녹지로 미끄러지는 아찔한 사고도 발생했다. 또 워싱턴 지하철의 운행이 22일 밤을 기해 오는 24일까지 완전히 중단됐다. 폭설로 지하철 운행을 멈추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국 언론들은 눈폭풍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8명이 날씨와 관련된 교통사고 등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대륙도 폭설과 강풍을 동반한 최저 역대 최강급 한파로 얼어붙었다. 주말인 23일 중국 북부지방은 영하 30∼40도의 살인적인 강추위로 몸살을 앓았다. 신화통신은 “중국기상대가 23일 오전을 기해 한파경보 수위를 노란색에서 오렌지색으로 격상하며 30년 만에 최악의 추위에 대비할 것으로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오렌지색은 4단계 한파경보 중 최악인 '빨간색'에 이어 두 번째로 심각한 단계다.
헤이룽장성 하얼빈의 최저기온은 영하 30도까지 떨어졌고 중국에서 가장 추운 마을로 알려진 다싱안링 지역은 영하 45.4도를 기록했다. 수도 베이징도 이날 오전 30년 만에 1월 최저기온인 영하 17도로 떨어졌고 톈진시는 사상 처음으로 한파 청색경보를 발령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swchun@kmib.co.kr
미국, 중국 한파 강타, 미국 '스노마겟돈' 현실화되나
입력 2016-01-23 2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