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찾아온 한파에 제주도 마비” 항공기·여객선 전면 통제

입력 2016-01-23 20:58
사진=제주국제공항 홈페이지 캡처

7년 만에 발효된 한파주의보와 대설특보, 강풍특보 등으로 제주도가 마비됐다. 제주국제공항의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돼 수천명의 발이 묶였다. 한라산은 입산이 금지됐으며 눈길로 고립과 교통 사고가 잇따랐다.

23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6시 현재 한라산의 지점별 적설량은 진달래밭 90㎝, 윗세오름 94㎝, 아라 22㎝, 제주 8㎝ 등이다. 이날 현재 일 최저기온은 한라산 윗세오름이 영하 13.9도, 성판악 영하 7.3도, 유수암 영하 5.9도, 아라 영하 5.5도, 제주 영하 2.2도, 서귀포 영하 2.5도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25일까지 제주 산간에 10∼60㎝, 산간을 제외한 지역에 5∼10㎝가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제주 산간의 대설주의보를 대설경보로 대치했고 이어 오후 3시를 기해 산간 외 제주 전역에도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오전 11시를 기해서는 제주 전역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제주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지난 2009년 3월 13일 이후 7년 만이다.

대설특보가 발효되면서 한라산의 입산이 전면 통제됐다. 오후 6시30분 기준 한라산을 지나는 1100도로(어승생∼거린사슴)와 516도로(첨단로∼수악교), 비자림 전구간은 대·소형 차량 운행이 모두 통제됐다. 제2산록도로 전구간과 첨단로(월평1교차로∼첨단로입구3가) 등은 대형 차량의 경우 월동장구를 갖춰야만 오갈 수 있으며 소형 차량의 운행은 금지됐다.

번영로·평화로·한창로·명림로 등은 대·소형 차량 모두 월동장구를 갖춰야만 운행이 가능한 상태다. 눈길 고립과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오전 6시 40분쯤 서귀포시 516도로 숲 터널 인근에서 시외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져 유모(53·여)씨 등 5명이 다쳤다. 오후 2시40분쯤 한라산 1100도로 휴게소 인근 도로에서 등산객(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고립됐다가 서귀포구조대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제주공항에서는 많은 눈으로 인해 오후 5시50분부로 활주로 운영이 중단돼 항공편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현재 군산으로 가려던 대한항공 KE1918편 등 출발·도착편 260여편이 결항, 제주공항 터미널에 대기 승객 4500여 명의 발이 묶였다.

오전 10시40분에는 광주로 가려던 아시아나 OZ8962편이 급격한 기상 악화로 기체 표면이 얼어붙으면서 제주공항에서 출발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승객 100여명이 5시간가량 항공기 안에서 대기하는 등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제주도 전 해상과 제주 남쪽 먼 바다 등에는 풍랑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어서 여객선과 도항선 운항이 통제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