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한기로 기록적 추위” 서울 5년 만에 한파경보·긴급재난문자 발송

입력 2016-01-23 17:07 수정 2016-01-23 17:10
사진=국민일보 DB
사진=휴대전화로 발송된 긴급재난문자 캡처
최근 며칠째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면서 주말 전국이 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은 5년만에 한파경보가, 제주도는 7년 만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국민안전처는 한파경보를 주의하라는 내용의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23일 오후 6시를 기해 서울에 한파경보가 발효된다고 발표했다. 한파경보 발령은 2011년 이후 5년만이다. 앞서 22일 오후 9시부터 한파주의보가 이어졌다. 일요일인 24일에는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도를 기록해 올겨울 들어 가장 춥겠다. 서울 기온이 영하 18도 이하로 떨어지는 건 2001년(1월15일) 이후 15년만이다.

제주도에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제주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건 2009년 3월13일 이후 약 7년만이다.

이번 한파는 이달 초까지 이어진 엘니뇨(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 상승) 기세가 약화되고, 북극의 한기가 내려와 기온이 급강하한 게 원인이다. 오호츠크해 북쪽 상공에 기압능이 발달하면서 대기의 동서 흐름을 막고 남북 흐름을 강화시켜 시베리아의 차가운 공기가 우리나라로 남하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이유는 북극 주변의 제트 기류가 약해진 탓이다.

평소 제트 기류라는 강한 바람대가 북극 주변을 빠르게 돌면서 한기를 막아두는 역할을 한다. 제트 기류는 온도의 차에 의해 생긴다. 그런데 최근 온난화로 인해 북극 해빙이 녹아 북극 상층 온도가 따뜻해지고, 한기의 차가 적어져 기류가 약해졌다.

제트 기류 속도가 느려지자 북극 한기가 한반도가 속한 중위도까지 내려오면서 북극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본 동쪽부터 캄차카반도까지 대기 흐름을 저지하는 기압능이 형성돼 며칠간 한기가 한반도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체됐다.

기록적인 한파에 국민안전처는 오후 4시30분쯤 “서울지역 한파경보와 동파방지, 화재예방 등 피해가 없게 주의 바란다”는 내용의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긴급재난문자는 재난안전에 관한 상황을 전 국민에게 알려 신속히 대처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서비스다. 수신음이 60dB 이상의 경고음 때문에 수신자들을 놀라게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