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75) 전 대통령이 22일 오후 7시 경북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리는 제39회 극동포럼(회장 김영규)에서 ‘소명(召命)’을 주제로 특강했다. 퇴임 후 첫 국내 특강이다. 크리스천으로서 하나님의 도우심에 감사하는 간증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젊은 시절, 월급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 자체가 소원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서울시장에 이어 대통령까지 되었다. 돌아보면 모든 상황에서 하나님이 역사하셨다”고 했다.
그는 "미국 부시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캠프 데이비스에서 했다. 아내와 내가 캠프 데이비스 내 작은 교회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본 그는 만찬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해 놀랐다. 이 또한 하나님의 역사"라며 부시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이어 "'내가 잘해서 내 업적이 크다'고 말하고 싶지만 실제론 하나님이 내 삶에 늘 역사하시고 그 역사를 깨닫게 하셨다.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를 잘 넘길 때도 그랬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미래에 잘 대비하기 위해 환경을 간과해선 안된다. 그래서 나는 임기 내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고 녹색성장을 강조했다. 녹색성장은 이번 파리 협약에서도 보듯이 거부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다. 이 흐름을 이어 갔으면 한다”고 강연을 마무리 했다.
현대건설 사장을 역임한 이 전 대통령은 1992~98년 국회의원, 2002~2006년 서울시장, 2008~2013년 대통령으로 공직 생활을 했다. 모태신앙인 그는 국회의원이던 1995년 소망교회(김지철 목사) 장로로 피택됐다. 장로가 되기 전 3년여 동안 주일 새벽 주차 봉사를 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 전 대통령은 2011년 제43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도 했다.
극동방송(이사장 김장환)의 협력기관인 극동포럼은 국내외 인사 750여명을 이번 포럼에 초청했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2004년 ‘서울의 미래-동북아의 중심’을 주제로 극동포럼에서 강연한 적이 있다. 그는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를 ‘가장 의지하는 종교인’이라고 말해 왔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직 시 해외순방을 가기 전 김 목사의 기도를 받기도 했다.
이런 인연으로 이 전 대통령이 10여년 만에 다시 극동포럼 주강사로 서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2003년 출범해 극동포럼은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사회 현안을 조명하는 학술모임이다. 그동안 리언 라포트 전 한미연합사령관, 고 김영삼 전 대통령, 한승수 전 국무총리, 성김 주한미국대사, 커티스 스카파로티 주한미군사령관 등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왔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이명박 전 대통령 "부시 전 대통령, 내 기도 모습 본 뒤 ...." 극동포럼 특강
입력 2016-01-22 19:36 수정 2016-01-24 11:53